‘무너진 둑을 막아야 한다.’
총체적 난국이다. 개막 이후 선발진을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부상자까지 잇따라 속출하고 있다. 대체 선수 또한 마땅치 않다. 불펜 과부하라는 악순환까지 우려되는 상황. 프로야구 한화의 현주소다. 가야 할 길은 먼데 시즌 초입부터 터지는 악재로 발걸음이 무겁다.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기대가 컸다. 개막 전 한화는 KBO리그 최상급 선발진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 외국인 투수 윌켈 에르난데스, 오웬 화이트와 류현진, 문동주, 그리고 아시아쿼터로 데려온 왕옌청까지.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둔 지난 시즌의 좋은 흐름이 이어질 거라 믿었다.
3경기 만에 모든 게 꼬였다. 화이트가 리그 데뷔전에서 부상으로 쓰러졌다. 정밀 검진 결과 왼쪽 햄스트링 근육 파열 진단을 받아 6주 이상 팀을 이탈하게 됐다. 대체 외인으로 잭 쿠싱을 데려왔다. 급한 불을 끄는 듯 보였으나 불펜진의 부진으로 쿠싱의 보직을 마무리로 전환했다.
빈 자리를 황준서가 꿰찼다. 첫 등판은 나쁘지 않았다. 4월5일 열린 잠실 두산전에서 4⅓이닝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5회 1사 1,3루서 윤산흠에게 바통을 건넬 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윤산흠이 박준순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자책이 늘었다. 이후 두 차례 선발 기회를 더 받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지난달 23일 잠실 LG전에서 2⅔이닝 2실점(1자책)으로 조기 강팬됐고, 29일 대전 SSG전에선 1⅓이닝 동안 6개의 볼넷을 남발하며 무너졌다(5실점).
다른 자리도 순탄치 않다. 에르난데스와 문동주가 전력에서 이탈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1일 대구 삼성전에서 팔꿈치 통증으로 경기 도중 교체됐다. 4월19일 부산 롯데전(6이닝 무실점)에서부터 3경기 연속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에(평균자책점 0.50) 아쉬움은 더 컸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다. 경미한 염증 진단을 받았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거른 뒤 복귀할 예정이다.
문제는 문동주다. 지난 2일 삼성과의 원정경기서 15구 만에 자진 강판됐다. 어깨 불편감을 호소한 까닭이다. 4일 정밀 검사가 예정돼 있다.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부위가 부위인지라 장기 결장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개막 전 구상했던 한화 선발진에 남은 이름은 류현진과 왕옌청, 단 두 명이다. 잇몸으로 버틸 수밖에 없다. 한화는 젊은 투수들에게 중책을 맡길 예정이다. 그간 추격조로 활약하던 강건우가 선발로 보직을 옮긴다. 정우주와 박준영 역시 선발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 5월 중순 계약이 만료되는 쿠싱도 선발진에 투입될 수 있다.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2일 기준 5.23에 달한다. 리그에서 유일한 5점대이자 최하위인 10위에 머물러 있다. 가뜩이나 마운드가 불안한 상황에서 주전들의 줄부상은 팀 전체를 흔들고 있다. 벼랑 끝에서 기회를 잡은 젊은 투수들이 반전의 열쇠가 돼야 한다. 위기에 빠진 한화가 ‘잇몸 야구’로 가을 야구를 향한 희망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상후 기자 psh6554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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