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 50원, 100원, 500원. 한때 잘 나가던 동전이 어느새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휴대하기 번거롭고,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집안 한귀퉁이에 자리잡은 돼지저금통으로 부터나 환영 받을 뿐. 언제부턴가 쓰기도 그렇고, 버리기도 아까운 존재가 돼버렸다.
주식시장에서 ‘동전주’도 비슷한 처지다.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동전주는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상장 주식을 말한다. 쉽게 말해, 주가가 지폐보다 낮은 주식이다.
보통 액면가가 저가(100원, 200원, 500원 액면가 주식)인 종목에서 동전주가 많다. 낮은 가격으로 형성돼 주가의 유동성과 변동폭이 크다.
올해 2월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동전주로 분류되는 종목은 166개로 전체 1821곳 가운데 약 9.1%에 달한다. 코스피에서도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이 55개로 집계됐다.
이에 정부는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 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했다. 주가가 30일 연속 1000원 미만인 상장사를 관리 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일 동안 45일 연속 주가가 1000원 이상으로 올라서지 못하면, 증시에서 퇴출 시키는 내용이다.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미국 나스닥의 경우, ‘1달러 미만’ 주식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그간 퇴출 장치가 부재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022년 상장폐지 조건 완화 이후 상장폐지 종목 수는 감소했고, 퇴출이 지연되면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동전주의 수와 비중은 급증했다. 2021년 코스닥 시장 내 동전주 기업은 57개로 코스닥 시장 내 3.7%에 그쳤지만 2024년 191개로 늘었다.
상장을 유지하기 위한 기준도 상향된다. 현재 30억원인 매출액 기준 요건은 오는 2027년부터 50억원으로 올라간다. 올해 매출액 50억원을 맞추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매출액 요건은 2028년 75억원, 2029년 100억원으로 계속 상향된다.
이처럼 정부가 강력한 히든카드를 꺼냈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줄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소송이 길어지면, 퇴출은 늦어지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에게 돌아간다. 더욱이 상장 유지 기준이 상향되면, 신규 기업들의 진입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자본시장의 기본은 신뢰다. 따라서 기준은 ‘명확하게’ 속도는 ‘빠르게’ 추진돼야 한다. 금융당국의 시장 정화와 기업의 투명 경영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동전주’가 ‘지폐주’(1000원 이상인 주식), 더 나아가 ‘황제주’(100만원 이상인 주식)로 거듭날 수 있다. 실제로 시장에서 조롱 받았던 코스닥 동전주들이 급등세를 타며 지폐주로 탈바꿈한 사례도 많았다.
동전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한다. 이탈리아 로마의 대표 관광 명소 ‘트레비 분수’와 같은 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때론 선택의 기로에서 운명을 점치기도 한다. 조선 시대에는 동전 던지기로 국가 중대사를 정하기도 했고, 축구 결승전에서 심판은 동전을 던져 위치를 정한다.
앞과 뒤의 공존. 평등한 양면성 덕분이다. 천덕꾸러기 동전주의 변신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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