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타 포함 3안타 3타점.’ 모처럼 찾아온 선발 기회서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하루였다. 하지만 포수 김기연(두산)이 먼저 돌아본 건 자신의 방망이가 아니었다.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선발 최민석과의 배터리 호흡이었다.
두산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과의 원정경기에서 16-6으로 이겼다. 타선이 15안타 12사사구를 묶어 키움 마운드를 크게 압박한 가운데 9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한 김기연도 힘을 보탰다.
김기연은 3회초 좌익수 쪽 2루타로 첫 안타를 신고했고, 4회엔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5-5로 맞선 6회초였다. 무사 1, 3루에서 중전 안타를 때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두산은 이 안타를 기점으로 6회 5점, 7회 6점을 몰아치며 승기를 붙잡았다. 김원형 두산 감독도 경기 뒤 “모처럼 선발 출장임에도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김기연도 칭찬하고 싶다”고 박수를 보냈다.
방망이는 빛났지만, 마음 한쪽엔 아쉬움이 남았다. 마운드 위 선발투수 최민석이 4이닝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승리투수를 수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기연은 “사실 타석에서의 만족보다는 포수로서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 경기”라며 “(최)민석이가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경기였는데 내가 잘 리드하지 못한 것 같다”고 자책했다.
결승타와 3안타를 치고도 포수로서의 책임을 먼저 떠올렸다. 오답노트를 펼친 만큼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김기연은 “다음에 민석이와 호흡을 맞추게 된다면 더 좋은 리드로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친 하루였다.
사실 선발 출전은 지난달 24일 LG전 이후 처음이었다. 올 시즌 출전도 4경기, 그것도 단 9타석에 머물고 있다. 2024년 두산 이적 후 첫 시즌 95경기서 타율 0.278(252타수 70안타) 5홈런 31타점을 써냈고, 지난해에도 100경기에 나섰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윤준호가 가세한 것. 그는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 최고 타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에 두산은 올 시즌 양의지, 윤준호, 김기연으로 이어지는 3포수 체제를 꾸렸다. 실제로 29경기 중 양의지가 19차례, 윤준호가 8차례 선발 마스크를 썼다. 2군도 한 차례 다녀온 김기연에게 돌아갈 기회는 자연스레 줄었다.
묵묵히 준비할 뿐, 자신의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벼렸다. 불평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자세다. 김기연은 “오랜만의 선발 출장이었는데 좋은 모습을 보이게 돼 만족스럽다”면서도 “프로라면 경기를 많이 나가든 적게 나가든 내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 출장 여부는 핑계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기다림의 시간엔 타격감을 붙드는 데 집중했다. 김기연은 “경기에 나서지 않을 땐 피칭머신을 활용해 최대한 감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진영 코치님, 조중근 코치님께서 타격감을 잃지 않는 데 큰 도움을 주셨다”고 돌아봤다. 이어 “나와 윤준호를 세심하게 신경 써주시는 조인성 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 코치님의 진심을 항상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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