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흥행 브레이크가 고장 난 듯하다. 개막 한 달이 지나도 좀처럼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야구장 안팎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초반부터 가파른 흥행 곡선을 자랑하고 있다. 다만 늘어지는 경기 흐름은 ‘현재진행형’ 숙제가 될 전망이다.
2026 KBO리그는 4월까지 137경기를 소화, 245만7326명의 관중을 불러 모았다. 경기당 평균 1만7937명이다. 시즌 개막 14일 만에 100만 관중을 넘어섰고, 정규리그 117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돌파해 역대 최소경기 기록도 새로 썼다. 평일에도 만원 관중이 이어지는 구장이 적지 않을 만큼 3년 연속 1000만 관중을 향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집관(집에서 관람)’ 열기도 뜨겁다. KBO리그 중계를 맡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은 “올 시즌 프로야구 중계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티빙이 KBO리그 중계를 시작한 2024년 이후 개막일 기준 이용자 수는 매년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프로야구 흥행의 핵심 키워드였던 ‘여성’과 ‘20대’는 더 큰 존재감을 키워 나간다. 티빙의 시즌 초반 여성 이용자 비중은 약 43%로 지난해 시즌 전체 평균을 이미 넘어섰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약 5% 상승했다. 특히 20대에서는 여성 이용자 비중이 남성을 앞질렀다.
이른바 ‘메인 콘텐츠’인 야구의 매력이 모두를 사로잡은 덕분이다. 그라운드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장군멍군을 빼놓을 수 없다. KT는 19승9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LG와 SSG가 나란히 17승10패로 뒤를 쫓는다.
5할 승률 턱걸이인 4위인 삼성(13승13패)이 주춤한 사이 NC(13승14패), 두산(12승15패)이 최근 10경기서 6승4패를 기록하는 등 추격 고삐를 당기는 중이다. 반면 시범경기 1위였던 롯데는 9승1무17패로 최하위에 처졌고, 지난해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로 기대를 키웠던 한화는 11승16패로 8위에 머물고 있다.
개인 기록 경쟁도 일찌감치 달아올랐다. 건강하게 돌아온 김도영(KIA)은 홈런 10개로 홈런 레이스 선두에 섰고, 박성한(SSG)은 ‘안타 기계’ 모드다. 타율 0.441, 안타 45개, 출루율 0.543, 장타율 0.618로 4개 부문 1위를 달리는 중이다.
‘해결사’ 강백호(한화)는 30타점으로 이 부문 가장 앞서 있다. 외국인 투수 강세 속에서도 곽빈, 최민석(이상 두산), 배동현(키움) 등이 국내 투수의 자존심을 세운다. 이강민(KT)을 비롯한 패기 넘치는 신인들의 등장도 빼놓을 수 없다.
옥에 티가 있다면 답답한 경기 흐름이다 ‘3시간’의 벽은 여전히 높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피치클락을 주자 없을 때 20초에서 18초, 주자가 있을 때 25초에서 23초로 줄이며 스피드업 기조를 강화했다. 하지만 현시점 정규이닝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4분, 연장 포함 평균 3시간8분에 머문다.
볼넷과 제구 난조가 승부 자체를 길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이닝당 볼넷은 4.12개로 지난해 3.61개보다 늘어 2021시즌 4.19개 이후 가장 많다.
관중석은 꽉 찼고, OTT 지표는 나날이 고공행진 중이다. 순위 싸움과 기록 경쟁, 새 얼굴의 활약까지 이야깃거리도 풍성하다. 그러나 더딘 경기 흐름과 흔들리는 마운드는 분명한 숙제다. 흥행 열기를 오래 붙잡기 위해서는 경기 안에 맴도는 답답함을 덜어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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