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을 많이 받았죠.”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다시 칠한다. 외야수 임병욱이다.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 8번 및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첫 선발 출전이다. 지난 24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뒤 3경기 뛰었지만, 뒤쪽에 배치됐다. 대수비-대주자-대타 임무를 수행했다.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 날카로운 공격력을 자랑했다. 이에 힘입어 키움은 11회 연장 접전 끝에 6-5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하이라이트 장면은 역시 호쾌한 한 방일 터. 1-2로 뒤진 5회 초였다. 2사 1루서 타석에 들어섰다. 롯데 선발투수 엘빈 로드리게스를 상대했다. 2구째 137㎞짜리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떨어지지 않고 높은 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놓치지 않았다. 그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시즌 마수걸이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는 순간이었다. 역전에 성공한 것은 물론,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기세를 몰아 7회 초 좌익수 앞쪽으로 떨어지는 안타를 추가했다.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실 올 시즌 퓨처스(2군)에서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14경기서 타율 0.188 2홈런 6타점 등에 그쳤다. 조급해하지 않았다. 좋은 타격을 위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었다. 오윤 2군 감독을 비롯해 박병호 코치, 장영석 코치, 선배 서건창 등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다. 임병욱은 “타격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것들을 토대로 어떤 식으로 나아갈지 정했다. 폼도 수정하고 생각도 정리했다”고 말했다.
때로는 투수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 임병욱은 꽤 긴 전력분석의 시간을 가졌다. 안우진과의 대화도 힌트가 됐다. 임병욱은 “로드리게스의 구위가 좋지 않으냐”고 운을 뗀 뒤 “(안)우진이에게 ‘너처럼 공이 빠르고 변화구가 잘 걸리지 않는 투수는 어떻게 상대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장타력이 있으면 투수들에겐 위협적일 수 있다. 쉽게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하더라. 그것들을 토대로 타격하려 했던 것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언제나 그랬듯 프로의 세계는 경쟁의 연속이다. 심지어 포지션이 겹치는 자원도 많다. 부상자들까지 돌아오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지금이 기회일지 모른다.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작 본인은 차분하다. “크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바라본다. 임병욱은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들이 올라와서 잘할 수도 있다. 그런 것보다는 해야 되는 것들에 집중하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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