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토록 뜨거웠던 출발은 없었다. 프로야구 KT가 2026시즌 리그 판도를 흔들고 있다. 방망이는 매섭고, 마운드는 단단하다. 새 얼굴들이 팀 안에 긴장감을 불어넣었고, 기존 선수들은 그 자극을 경쟁력으로 바꿔내고 있다.
KT는 28일까지 26경기서 18승8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15년 1군 무대에 뛰어든 뒤 첫 26경기 기준 구단 최고 성적이다. 통합우승을 일궜던 2021년 같은 시점 성적표(15승11패)보다 페이스가 좋다. 사실 그동안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팀과는 거리가 있었다. 개막 후 26경기만 놓고 보면 2015년 최하위에서 출발했고, 지난해까지 평균 7.1위에 머물렀다. 올해는 다르다. 구단 사상 처음으로 이 시점 순위표 맨 위에 섰다.
무엇보다 경기 내용을 눈여겨볼 만하다. KT는 올 시즌 팀 타율 0.282로 10개 구단 중 1위, 팀 평균자책점 3.83으로 이 부문 2위다. 공수 톱니바퀴가 맞물리며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오랜 천적 관계마저 끊어낼 기세다. KT는 디펜딩 챔피언 LG와의 시즌 첫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전고를 울렸다. LG와의 통산 전적은 72승2무105패, 지난해 상대 전적도 5승11패로 크게 밀렸다. 달라진 마법사 군단의 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변화의 중심엔 ‘외부 수혈’이 있다. 자유계약(FA)으로 합류한 최원준(타율 0.318)과 김현수(0.300)가 곧장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나란히 3할 타율을 유지하며 KT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또 다른 신입생인 포수 한승택(130⅓이닝 수비)도 큰 역할을 하는 중이다. 기존 주전 장성우(77⅓이닝)가 체력 안배 속에 7개 아치를 그려 홈런 2위에 자리하는 등 시너지를 내고 있다. 불펜에도 새 동력이 붙었다. 아시아쿼터 스기모토 코우키가 17경기, FA 보상선수 한승혁이 16경기에 나서 팀 내 최다 등판 1, 2위에 올라 있다.
특히 최원준의 합류는 외야 경쟁에도 적잖은 자극을 줬다는 평가다. 터줏대감 배정대(0.303)와 김민혁(0.276)은 날카로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 역시 두터워진 선수층을 크게 체감하는 중이다. “보이지 않는 경쟁이 많다”고 운을 뗀 뒤 “선수들이 내색 안 해도 다 알고 있는 듯하다. 조금만 방심하면 밀릴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예기치 못한 부상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현시점 KT는 완전체가 아니다. 주축 타자인 안현민을 비롯해 베테랑 허경민, 신예 류현인 등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래도 오윤석, 이정훈, 강민성, 유준규 등이 빈자리를 알차게 메우고 있다. 이강철 감독이 “예년과 달라진 것 중 하나다. 부상자가 나와도 또 누가 한두 명씩 올라오는 걸 보면서 신기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한 이유다.
합류 1년 차지만 야수 최고참이기도 한 김현수는 동료들의 준비 자세를 먼저 짚었다. 그는 “팀에는 공백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매일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선수들도 언제든 나갈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포츠는 (주전·백업 역할이) 한 순간에 바뀔 수 있다. 나 역시 그런 불안감 때문에 더 열심히 운동한다”며 “각자가 자기 자리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 얼굴들이 흔든 물살에 기존 선수들까지 속도를 낸다. KT의 야구가 창단 이후 가장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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