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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이 연 K-팝 신대륙] “최애가 코 앞에”… VR, K-팝의 새 지형을 그리다

입력 : 2026-04-27 15:23:00 수정 : 2026-04-27 16:3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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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관에 아이돌 응원봉을 든 관객들이 부쩍 늘었다. 극장가에 새로운 흥행 코드로 자리 잡은 VR콘서트의 영향이다. VR콘서트란 실제 무대 대신 VR 헤드셋을 통해 가수를 눈앞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하는 공연 포맷이다. 개인이 헤드셋을 소유하지 않아도, 영화관 상영 방식을 통해 VR콘서트를 감상할 수 있다. 

 

엔터테크 서울 2025가 개막한 19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찾은 시민들이 VR 콘서트 체험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엔터테크 서울 2025가 개막한 19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찾은 시민들이 VR 콘서트 체험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가상의 현실, VR의 세계

 

VR(가상현실)은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최첨단 기술을 의미한다. 몰입을 위해 헤드셋처럼 머리에 장착하는 디스플레이 디바이스(HMD)를 사용한다. 현실 세계에 가상의 정보를 덧입히는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과 달리 VR은 100% 새롭게 만들어낸 가상의 영상 공간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VR의 초기 개념은 1962년 모턴 헤일리그가 만든 장치인 센소라마(Sensorama)에서 살펴볼 수 있다. 시각·청각·후각까지 포함된 몰입형 장치로 개발 초기에는 장비가 너무 무거워 대중화가 불가능했다. 이후 기술 발전이 이어졌고, 2016년부터는 일반 소비자들이 현실적인 가격대로 VR기기를 구매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2020년 출시된 오큘러스 퀘스트2는 출시 1년만에 1000만 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VR역사상 최대 히트작으로 기록됐다. 

 

가장 먼저 VR 기법이 적용된 건 엔터테인먼트, 그중에서도 게임 분야다. 이외에도 의료 시뮬레이션, 군사 훈련, 패션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특히 K-팝 공연 콘텐츠 영역에서 VR산업의 성장이 눈에 띈다. 극장형 VR콘서트를 전문으로 하는 어메이즈, AI·홀로그램과 VR을 결합한 미디어테크 콘텐츠를 선보이는 크리에이티브멋 등의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VR 만난 K-팝, 경험의 확장

 

어메이즈는 글로벌 VR콘서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플랫폼 기업이다. 2023년 10월 에스파 ‘링팝: 더 퍼스트’로 K-팝 최초 VR콘서트를 열기 시작해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유명 K-팝 가수들의 VR콘서트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고가의 장비를 개인이 구비할 필요 없이, 감상에 최적화된 영화관 사운드 시스템과 결합해 체험형 관람을 가능하게 한다. 

 

어메이즈에 따르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하이퍼포커스’(2024)는 단관 개봉임에도 약 2만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개봉 첫날 좌석 점유율 75%, 개봉 3주 차에도 평균 4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였고, 국내 이후 전 세계 28개 도시에서 약 23만장의 티켓을 판매했다. 전체 매출 중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매출이 90% 이상을 차지하며 확장 가능성을 열었다. 

 

지난해 약 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엔하이픈 ‘이머전’은 누적 매출액 약 9억 4507만원을 기록했다. 전 세계 40여 도시에서 순차 상영되며 K-팝 VR콘서트 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받았다. 팬덤 중심의 VR콘서트가 20~30대 관객층을 극장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새로운 흥행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5세대 아이돌로 처음 VR콘서트의 주인공이 된 투어스 ‘러쉬로드’는 메가박스 실관람 평점 9.9점을 기록하며 대성황을 이뤘다. 현재 상영 중인 르세라핌 ‘인비테이션’은 한·일·미·대만 4개국 동시 개봉해 글로벌 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전달하고 있다. 

 

어메이즈가 극장 중심의 몰입형 VR콘서트에 집중한다면, 엔터테크 기업 크리에이티브멋은 인공지능(AI), 홀로그램, 가상현실 등 미디어테크와 K-컬쳐를 결합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드래곤, 지창욱, 김준수 등을 주인공으로 국내외 미디어 전시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VR 기기 하나로 완성되는 일대일 VR 팬미팅에 관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최근에는 글로벌 뮤직 플랫폼 dddm을 론칭했다. 음악 콘텐츠를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눈앞에 펼쳐지는 경험과 구조·연출 기반의 ‘설계’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VR기기 없이도 유튜브에서 180도 VR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이처럼 VR이 K-팝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그동안 음원,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K-팝을 즐겼다면 이제 직접 공연장을 찾지 않아도, 심지어 같은 나라에 있지 않아도 눈앞에서 최애를 만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기기 착용의 피로감, 상영 공간과 콘텐츠 수 부족 등의 과제도 남아있지만, K-팝의 글로벌화에 발맞춰 VR 산업의 확장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K-팝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문법을 바꿔온 것처럼, VR 기술이 새로운 팬 경험의 지형도를 그려가고 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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