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다시 못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조용히 번지고 있었던 저수지 괴담이 영화로 탄생했다. 공포 스릴러 영화 ‘살목지’다. 개봉 일주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80만 명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촬영지인 충남 예산군의 저수지 살목지엔 방문객이 몰려 해당 지자체가 야간 통행을 금지하기도 했다.
영화는 저수지에 정체불명의 형체가 찍히고 이를 다시 촬영하기 위해 현장으로 향한 다큐멘터리 제작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산 곳곳에 배치된 돌탑이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가운데, 다큐팀의 수인(김혜윤)과 일행들은 소원을 들어준다던 돌탑 앞에서 저마다 소원을 빈다.
하지만 그 돌탑은 과거 살목지 근처에서 딸을 잃은 무당이 쌓은 탑이었다. 돌 하나하나가 쌓일 때마다 업보가 쌓인다는 민속 신앙과 결합된 이 설정은 일행이 돌탑을 건드리는 순간부터 검고 깊은 물속의 무언가와 연결된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인물들은 설명되지 않는 기척과 서서히 잠식되는 감각 속에서 죽음의 그림자와 마주한다. 함께 고립된 동료의 눈빛이 이상하게 변해가는 과정이 실재인지, 환각인지 구분할 수 없는 혼돈에 빠진다.
탈출구는 보이지 않고 어디서부터가 현실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이 극한의 상황에서 다큐팀은 눈앞에 닥친 죽음을 인식하는 압도적인 불안감에 휩싸인다.
사람의 몸은 이런 극도의 불안 상태에선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킨다. 뇌가 위험 신호를 감지하면 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에피네프린과 코티솔 등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해당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뇌 활성도가 감소하고 불안·초조·소화불량·기력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독일 본대학(University of Bonn) 연구진이 혈액성분을 검사한 결과, 불안하거나 겁먹은 사람의 혈액에서는 일반인보다 많은 양의 혈전(핏덩이)들이 포함돼 있었다. 살목지의 인물들처럼 도무지 벗어날 수 없는 공포 속에 오래 노출될수록 신체의 신진대사와 면역 기능이 악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만약 현실에서 이와 같은 극도의 불안 상태가 지속된다면, 전문적 치료를 받는 게 권고된다. 한의학에선 한약 처방을 통해 관련 스트레스를 다스린다.
대표적 한약으로는 ‘우황청심원’이 있다. 우황청심원은 우황·사향·용뇌 등 생약 30여 종으로 만들어진다. 고서인 동의보감에는 '심기가 부족하고 정신·마음이 안정되지 못해 아무 때나 성내거나 정신 착란 증상에 두루 쓰는 처방'이라고 설명돼 있다.
실제 우황청심원이 뇌 조직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존재한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항산화(Antioxidants)'에 게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황청심원은 뇌 신경재생인자들의 발현량을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중 약국에서 판매되는 우황청심원과 한의사의 진단을 통해 조제되는 우황청심원은 성분 구성과 처방 방식에 차이가 있다. 특히 천연 사향과 우황은 희소성이 높은 고가의 약재인 만큼, 제품별 약재의 기원이나 함량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전문가와 상담하여 적절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죽음과 마주한 극한의 공포는 스크린 속의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도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극도의 불안과 마주한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주는 압박감은 살목지의 주인공들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불안이 몸으로 번지기 전에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떠올려 보자.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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