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를 넘어 시장의 얼굴로, 김준수라는 이름의 힘
뮤지컬 파이를 키우는 스타들을 말할 때 김준수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중 하나다. 뮤지컬 시장의 팽창의 역사에서 김준수(XIA)라는 이름 석 자를 빼놓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단순히 티켓을 많이 파는 배우를 넘어 ‘누가 출연하느냐’가 어떻게 시장을 넓힐 수 있는지를 몸소 입증한 배우다. 2010년 세종문화회관을 뒤흔들었던 그 기세는 15년이 흐른 지금, 데스노트와 비틀쥬스를 거치며 더욱 단단한 브랜드가 됐다.
그 출발점은 역시 모차르트!였다. 지금이야 스타의 뮤지컬 진출이 낯설지 않지만 당시만 해도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2010년 초연 당시 아이돌(동방신기·JYJ) 출신인 김준수의 출연은 업계 안팎의 화제를 모았다. 실제 전석 매진으로 이어졌다. 이후 세종문화회관 3000석 규모 공연까지 매회 매진을 이끌었다. 스타 캐스팅이 실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업계에 각인시킨 순간이다. 당시만 해도 아이돌 출신 배우의 대극장 주연은 훨씬 더 조심스럽게 받아들여지던 시기였다.
김준수는 “뮤지컬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는 그 시선(아이돌 뮤지컬 진출)이 좋지 않다는 얘기들을 여러 사람을 통해 들었다. 겁도 났다”며 “그런데 그런 시선들이 충분히 이해가 됐다. 나라도 앙상블부터 차근차근 하고 있는 배우라면, 어느 날 다른 분야의 인기가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와서 주인공을 꿰찬다는 게 좋아 보일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뮤지컬의 많이 대중화됐지만 그때는 시장도 크지 않았으니 당연히 그런 시선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김준수는 억울함보다 책임을 먼저 떠올렸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어차피 나에게 남은 건 이것뿐이니까. 내가 관객들이랑 만날 수 있는 앨범 활동을 하려 했는데 녹록지 않다는 걸 느꼈다. 마음을 먹고 난 후에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 그냥 부딪혀야 했고 내가 증명해 보여야 했다”고 말했다.
김준수에게 뮤지컬은 처음부터 금빛 미래가 아니었다. 삶의 가장 막막한 시기에 붙잡은 동아줄에 가까웠다. 홀로서기 이후 처음으로 팬들과 공식적으로 만난 무대가 뮤지컬이었다고 회상한다.
김준수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였다. 그런데 공식적으로 팬분들을 만나게 된 첫 무대가 뮤지컬이었다. 커튼콜 때 감격스러워서 울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 가수로 데뷔했을 때 이상의 떨림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김준수의 진짜 무서움은 안주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지난 3월 성료한 비틀쥬스는 뮤지컬배우로서 김준수의 현재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번 작품을 두고 “연습실에선 현타의 연속”이었다며 “지금까지는 항상 멋진 척하는 역할을 많이 해왔다. 그런데 본격적인 코미디를 하려니 고민이 많았다. 형광등 조명 아래에서 생전 안 해보던 야한 농담이나 욕설을 뱉어야 하는데, 그 자체가 익숙지 않아 처음엔 참 민망했다. 슬랩스틱 동작도 너무 쑥스러워 연습실에서는 끝까지 다 해본 적이 없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인간이 아닌 캐릭터 특유의 발작적인 템포와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대사를 입에 붙이기 위해 자신을 몰아붙였다. 김준수는 “버튼만 누르면 랩 하듯이 대사가 튀어나와야 했다. 그 작업이 너무 힘들어서 연습하며 10번은 후회했다. ‘내가 미쳤었나’ 싶더라”며 웃는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이 작품은 유일하게 노래 고민을 안 한다”고 말할 만큼 익숙한 강점이었던 가창보다 캐릭터 구현과 리듬, 몸짓과 엄청난 대사량에 신경썼다. 김준수는 “비틀쥬스는 무엇보다 기세가 중요하다. 내가 부끄러워하는 순간 끝이다. 어떤 돌발 상황이 생겨도 ‘어쩌라고’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고 알렸다.
이어 “‘김준수는 자기한테 잘 맞는 것만 골라서 한다’는 평가를 알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이 작품까지 잘 해내면 더 이상 그런 말이 안 나오겠다 싶더라. 캐스팅 기사가 떴을 때 모두가 ‘엥? 김준수가 왜?’라며 의아해하셨는데, 공연이 끝나고 나서 ‘잘했다’는 소리를 들으니 정말 뿌듯하다. 주위에서 편한 길 가라고 말려도 나는 도전하는 게 재밌다”라고 덧붙였다.
김준수는 “매회 관객 중 최소 1~2명은 날 처음 볼 거고, 뮤지컬 자체를 처음 접하는 관객도 있을 거다. 나를 통해 뮤지컬을 사랑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 말에는 스타가 시장을 넓히는 방식이 압축돼 있다. 스타의 티켓 파워가 일회성 팬덤 소비에 그치지 않고 장르의 유입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것이다.
이 진심은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제 시장에 돌려주는 것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2024년에는 한국뮤지컬협회에 2000만 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종사자 복지와 창작 기반 조성, 인프라 확충, 해외 진출, 지역사회 문화 복지 등에 쓰이도록 했다.
2021년에는 팜트리아일랜드를 설립해 동료 뮤지컬 배우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도 넓혀왔다. 김준수를 필두로 김소현·정선아·손준호·정원영·진태화·서경수·임규형이 소속되어 있다. 이들과 함께 자체 유튜브 콘텐츠와 갈라 콘서트를 통해 뮤지컬 팬덤과 더 가까이 소통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한때 뮤지컬이 자신을 살린 장르였다면, 지금의 김준수는 그 장르를 다시 키우는 선봉장에 선 셈이다. 한때 뮤지컬에 기대어 삶을 지탱했던 김준수는 이제 거대한 시장을 지탱하는 기둥이 됐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단독] 유태오, 차기작은 ‘수목금’…주연 물망](http://img.sportsworldi.com/content/image/2026/04/18//20260418503693.jpg
)




![[BS광장] ‘대군부인’ 변우석, 신드롬 넘어 연기력 입증해야](http://img.sportsworldi.com/content/image/2026/04/14//20260414512694.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