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보드가 수차례 요동친 경기, 운명을 가른 건 KT의 테이블세터진이다.
프로야구 KT는 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14-11로 승리했다. 이로써 창단 이후 처음으로 개막 4연승을 완성하며 불붙은 기세를 자랑 중이다. 이 승전고의 중심엔 올해 새롭게 마법사 군단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김현수와 최원준이 있었다.
밥상을 차리는 데 그치지 않고, 둘 다 해결사 면모를 제대로 발휘했다. 최원준은 리드오프를 맡아 5타점을, 2번타자로 짝을 이룬 김현수도 4타점을 빚어냈을 정도다.
물론 이날 경기 흐름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KT는 1회 초 안현민의 선제 솔로포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군 한화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장군멍군 흐름 속 스코어 열세를 1회 말(1-2), 5회 말(2-3) 두 번이나 내줬을 정도다.
KT가 재차 승부를 뒤집은 건 7회 초였다. 2-4 열세 속 상위 타선이 힘을 냈다. 시작은 최원준이 끊었다. 모든 베이스에 주자가 꽉 찬 상황서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때려내며 주자 두 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단숨에 5-4 역전을 수놓은 것. 그는 3회 초 상대 선발 류현진 상대로 빠른 발을 앞세워 2루타를 만들기도 했다.
타석에서 거듭 침묵하면서 고개를 떨궜던 김현수도 힘을 보탰다. 중요한 순간 갈증을 푸는 쐐기 적시타를 그려냈다.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로 추가점(6-4)을 올렸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경기 양상이었을 터. 실제로도 그랬다. 1점이라도 더 달아나고자 했던 KT에겐 꼭 필요했던 장면이었다.
최원준은 8회 초에도 훨훨 날았다. 한화 마무리 투수 김서현 상대로 만루에서 3타점 싹쓸이 2루타(9-5)를 때려 승기를 굳혔다. 이날 자신의 3번째 안타를 빚어낸 순간이다. 김현수도 이날 8회 내야안타를 추가,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그럼에도 이날 경기는 한화의 맹추격에 끝까지 향방을 알 수 없도록 흘러갔다. KT는 8회 말에만 6점을 내줘 11-11 동점을 허용했다. 그대로 주저앉을 순 없었다. 9회 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 기회서 날카로운 발톱을 치켜 들었다.
이번엔 김현수가 위기의 팀을 구원했다. 대혈전 속 방점을 찍었다. 분위기를 9회 초 2사 만루에서 상대 투수 김도빈의 체인지업을 쳐 주자 싹쓸이 3타점 적시타로 팀의 14번째 득점을 책임졌다.
이적생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다. 지난겨울 KT는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특히 자유계약(FA) 시장서 최원준과 김현수를 영입해 각각 주전 중견수와 1루수를 맡긴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둘을 1, 2번 타순에 배치해 한층 강력해진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개막 뒤 줄곧 팀의 밥상을 책임지며 증명 중이다. 이들이 가져다준 변화는 쏠쏠했다. 앞선 3경기서 번뜩이는 활약을 새겼을 정도다. 최원준은 1번타자로 3할 타율(0.308), 김현수 역시 4할 출루율(0.412)을 자랑하며 물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수장도 연일 웃음꽃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최원준과 김현수는 볼 때마다 기대감이 생기더라. 이번 시즌 1, 2번이 달라진 게 확실히 돋보인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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