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도 가족이라는 인식 변화에서 비롯된 정부 주무부처 논란이 일단락 됐다. 기존대로 농림축산식품부가 동물보호 등 업무를 맡고 향후 새롭게 확장되는 영역은 보건복지부, 성평등가족부 등에서 적극 검토키로 했다. 여기에 총리실 산하에 민관협의체인 반려동물 정책위원회를 두고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형태다.
31일 관가에 따르면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반려동물 정책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업무 분장을 주문했다. 위원회에는 김 총리 외에도 반려동물 가족 및 전문가, 농식품부, 보건복지부, 성평등가족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무조정실 등 부처 관계자가 모였다.
김 총리는 “농식품부가 주무 업무는 그대로 지속하되, 관련 정책은 일단 총리실 산하 민관협의체인 반려동물 정책위원회를 두고 다뤄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심의 흔적이 드러났다. 김 총리는 “현재로서는 특정 부서에서 이것(반려동물 정책)을 다루기가 어렵다”고 짚으며 “농식품부에서 다룬다고 하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분 중에는 ‘가족을 가축 다루는 데서 다루냐’며 정서적으로 수용이 어려운 분들이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농식품부의 경우 소, 말, 돼지, 닭 같은 가축(축산)과 관련 있다는 이유로 반려동물 관련 업무를 수행 중이나, 최근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늘고 관련 문화도 팽창하면서 가축과 반려동물은 다른 개념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김 총리는 “각종 보험 등 문제와 상관있으니 보건복지부에서 다뤄야 하지 않느냐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아예 가족(정책)의 일환으로 해서 가족부에서 다루는 것이 장기적으로 맞지 않느냐는 얘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문제를 정책으로써 다루려 하다 보니 어느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해관계가 있는 단체 중심으로 보느냐의 문제도 있다”며 “여기에 철학적으로 동물권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라 동물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하지 않나 등 다양한 입장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면서 명확하게 주무 부처를 결론내릴 수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결론은 주무 업무는 원래처럼 농식품부가 맡고 복지부, 가족부가 향후 힘을 보태돼 총리실 산하 반려동물 정책위원회를 두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김 총리는 “그만큼 반려동물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큰 영역과 비중을 점하게 됐다”는 말로 반려동물의 달라진 위상을 짚기도 했다.
앞서 정부 내부에서는 반려동물 정책의 주무 부처 변경에 관한 갑론을박이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이동물 학대 금지와 반려동물 보호 지원 등 사무를 담당하는 ‘동물복지원’ 신설을 언급하면서 해당 조직을 산하에 둘 부처에 대한 고민을 전하며 농식품부, 복지부, 가족부를 거론했다. 이후 국무조정실 주재로 동물보호단체 및 관련 부처 등과 실무회의, 간담회, 태스크포스(TF) 회의 등을 거친 바 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반려동물 음식점 출입, 국가봉사동물 복지증진, 남겨진 반려동물 돌봄방안 등 안건에 대해 논의도 이어졌다.
식약처는 최근 소상공인 의견을 반영해 반려동물의 음식점 출입 기준을 개선함에 따라 출입 가능한 음식점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인명 구조견, 폭발물 탐지견 등 국가봉사동물에 대한 민간 입양 비용 지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성평등부는 반려동물 가족이 노인요양시설이나 가정폭력피해자 보호시설에 입소하는 경우 일부 동반 입소가 가능하도록 지침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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