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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정체성 새긴 광화문 컴백쇼…10만 인파 속 ‘안전 합격점’

입력 : 2026-03-22 11:19:07 수정 : 2026-03-22 11: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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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9개월 만에 완전체로 컴백한 방탄소년단. 빅히트 뮤직 제공
3년9개월 만에 완전체로 컴백한 방탄소년단. 빅히트 뮤직 제공

약 3년9개월 만의 완전체로 모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광화문 컴백 무대로 음악사에 길이 남을 장면을 만들었다. 신곡 공개를 넘어 팀의 정체성과 한국적 정서를 결합한 이번 무대는 K-팝을 넘어 한국 문화의 상징성을 세계에 확장시킨 의미 있는 전환점으로 기록됐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1일 오후 8시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BTS 컴백 라이브:아리랑을 개최하고 전날 발매한 정규 5집 아리랑을 기념했다.

 

멤버들은 신보의 수록곡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로 포문을 열었다. 민요 아리랑의 선율을 인용한 곡으로 국립국악원 연주자와 가창자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이어 훌리건(Hooligan), 2.0, 에일리언스(Aliens), FYA, 스윔(SWIM), 라이크 애니멀스(Like Animals), 노멀(Normal) 등 신곡을 선보였다. 

 

버터(Butter), 마이크 드롭(MIC Drop), 다이너마이트(Dynamite) 같은 대표곡은 현장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마지막 노래인 소우주 (Mikrokosmos)는 별빛이 광화문 일대로 확장되고 북두칠성이 떠오르는 연출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약 1시간 동안 응원봉 아미밤과 무대 연출이 연동돼 광장 일대는 하나의 빛으로 물들었다.

방탄소년단이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컴백을 기념해 BTS 컴백 라이브:아리랑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공동취재단
방탄소년단이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컴백을 기념해 BTS 컴백 라이브:아리랑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공동취재단

◆韓 전통 녹아든 앨범과 무대

 

이번 공연은 단순한 신곡 발표를 넘어서는 의미를 지녔다. 아리랑은 팀의 정체성과 지난 여정에서 쌓은 정서를 아우르며, 멤버들은 한국의 대표 민요를 음반 제목으로 내세운 데 이어 상징적인 공간인 광화문 광장을 무대로 택했다. 

 

문화유산과 어우러진 연출도 눈길을 끌었다. 공연은 북악산을 넘어 경복궁을 비추는 드론 샷으로 시작됐다. 이어 광화문 광장 전경이 펼쳐져 시선을 단번에 끌어당겼다. 

 

무대 디자인은 전통적 미학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었다. 액자 프레임 형태의 큐브 무대 너머로 보이는 광화문은 공연의 거대한 세트 역할을 했으며, 보디 투 보디 무대에서는 미디어 파사드를 활용해 민요 아리랑의 선율과 함께 수묵화적 선을 광화문 외벽에 구현했다.

 

또한 태극기의 건곤감리 원리를 시각화한 스윔 무대는 광화문을 따라 흐르는 물길로 삶의 파도를 극복하는 의지를 상징했다. 노멀은 하늘, 라이크 애니멀스는 땅, FYA는 불의 요소와 연계해 큐브 내부 LED와 함께 입체적인 연출을 완성했다.

 

의상 또한 한국적 미학과 실용성을 결합해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극대화했다. RM이 의자에 앉는 등 일부 동선을 최소화했음에도, 멤버들은 능숙하게 무대를 소화하며 시각적·음악적 완성도를 동시에 높였다.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컴백을 기념해 'BTS 컴백 라이브:아리랑'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공동취재단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컴백을 기념해 'BTS 컴백 라이브:아리랑'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공동취재단

◆“불안과 질문의 시간…음악으로 답을 찾다”

 

BTS 멤버들은 이날 무대에서 공백기 동안의 고민과 변화,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단순한 컴백 소감을 넘어 팀이 지나온 시간과 현재의 정체성을 스스로 돌아본 고백에 가까웠다.

 

제이홉은 이번 앨범 준비 과정에서 느낀 불안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다양한 장르의 곡이 담긴 만큼 저희의 고민도 함께 담겼다”며 “혹시 우리가 잊혀진 건 아닐까, 여전히 기억해 주실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슈가 역시 공백기가 단순한 휴식이 아닌 치열한 고민의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잠시 멈춰 있는 동안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꿔야 할지 계속 생각했다”며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런 감정들까지 포함해 지금의 우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RM은 이번 앨범의 방향성을 보다 명확히 짚었다. 그는 “중요한 전환점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결국 답은 우리 안에 있었고, 스스로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불안과 방황까지 솔직하게 담아내는 것이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뷔는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담담하게 밝혔다. 그는 “멈추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며 음악과 공연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번 앨범의 곡들이 팬들에게 작은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190여 개국 팬들과 연결

 

이번 공연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약 190여 개국에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며 국제적인 주목을 끌었다. 국내에서 열린 대형 공연이 OTT를 통해 동시 생중계된 사례는 드문 만큼 이번 무대는 콘텐츠 유통 방식 측면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공연에 앞서 카운트다운 라이브와 채팅 기능을 운영하며 전 세계 팬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공연 시작 전부터 각국 팬들은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응원 메시지를 공유하며 현장과 온라인을 잇는 또 하나의 관람 공간을 형성했다.

 

현장을 찾지 못한 팬들 역시 OTT 생중계를 통해 공연을 실시간으로 즐기며 높은 몰입도를 보였다. 일부 국가에서는 공연 시작과 동시에 관련 키워드가 SNS 트렌드 상위권에 오르는 등 온라인 반응도 뜨겁게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번 생중계를 계기로 음악 공연과 OTT 플랫폼의 결합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공연을 글로벌 시청자와 동시에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이자 콘텐츠 확장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BTS의 광화문 공연은 오프라인 현장과 온라인 스트리밍을 결합해 전 세계 팬들을 하나로 연결하며 K-팝 공연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안전 통제 아래 공연을 즐기고 있는 팬들. 뉴시스
안전 통제 아래 공연을 즐기고 있는 팬들. 뉴시스

◆10만 인파 안전 이상 無

 

BTS의 이번 컴백은 안전 측면에서도 철저한 준비가 돋보였다. 2022년 진행한 부산 콘서트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만큼, 서울시와 경찰은 예상 인파 26만명으로 추산하고 이른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현장에는 경찰 6700여 명이 배치됐고, 여기에 서울시와 자치구, 소방당국 인력 3400여 명, 주최 측 운영 인력 4800여 명이 추가 투입되면서 총 1만5000명 규모의 안전 관리 인력이 동원됐다.

 

공연 당일에는 교통 통제도 이뤄졌다. 주요 버스 노선이 우회 운행됐으며, 지하철 광화문역과 시청역, 경복궁역은 일정 시간 동안 무정차 통과가 시행됐다. 정부는 공연장 재난 위기경보를 발령하는 등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이브에 따르면 이날 광화문 일대에는 티켓 예매자 수, 통신 3사·알뜰폴 이용자, 외국인 관람객 수 등을 종합해 약 10만4000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추산된다. 대규모 인원이 운집했지만 전반적인 현장 질서는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일부 구간 통행 제한 등으로 불편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안전 요원들의 지속적인 이동 유도 덕분에 큰 혼잡 없이 흐름이 이어졌다.

 

공연장 진입 절차는 비교적 엄격하게 운영됐다. 관람객들은 세종대로 진입 전부터 여러 차례 검문을 거쳐야 했으며, 공연장 입장 직전까지 총 3~4단계에 걸친 소지품 검사와 신원 확인을 통과해야 했다. 다소 번거로운 절차였지만 최근 국제 정세 등을 고려한 조치인 만큼 현장에서는 대체로 협조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

 

공연 종료 이후 퇴장 과정 역시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주최 측은 외부 관람객을 먼저 분산시킨 뒤 내부 관람객을 순차적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동선을 관리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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