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반려동물 동반 음식점이 정식으로 운영된 지 2주일이 됐다. 2023년부터 시범 사업으로 일부 카페 및 식당이 반려동물의 출입을 허용하던 것이 이달 1일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시행과 함께 ‘시범’ 딱지를 뗀 것. 다만 모든 음식점에 일괄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원하는 매장만 해당법의 위생·안전 기준에 맞춰 반려견·반려묘 손님을 받고 있다.
시행 초기인 만큼 현장에서 문의사항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3일까지 6개 권역(대구경북, 대전세종충청,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라제주, 서울강원, 인천경기)을 돌며 설명회를 가졌다.
그 마지막 날인 13일 광명역 회의실에서 열린 인천경기 설명회를 찾았다. 반려동물 동반 매장을 운영하거나 희망하는 매장 점주, 지자체 공무원, 프랜차이즈 본사 담당자, 반려동물문화단체 관계자 등 73명이 모였다. 식약처가 마련한 33페이지 분량의 매뉴얼 책자가 전달됐다.
해당 매뉴얼을 바탕으로 박종덕 한국외식업중앙회 전문강사가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이번 사업의 목적은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음식점 선택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반려동물 동반 매장에서는 사람과 반려동물 손님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 머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한 위생·안전 기준을 설명했다.
아울러 식약처 식품안전정책과의 이삼룡 전문관·김수성 주무관이 약 1시간 동안 사전 Q&A 및 현장 질의응답을 통해 참가자들과 소통했다. 현장에서 나온 질문만 약 30개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대단했다. 이날 설명회의 주요 내용들을 질문과 답변 방식으로 정리했다.
Q. 펫 동반 ‘알림판’ 꼭 필요?… 정해진 양식 있나?
A. 반려동물 동반 음식점은 매장 출입구 등에 반려동물의 출입이 가능하다는 표지판을 반드시 붙어야 한다. 식약처는 이 표지판을 제작해 오는 19일부터 지자체에 배포할 계획으로, 표지판을 원하는 영업자는 관할 지자체에 문의하면 제공받을 수 있다.
자체적으로 표지판을 제작한다면 크기, 디자인, 형식 등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만들면 된다. 다만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에게 중요한 정보인 만큼 가급적 크고 명확한 것이 권장된다. 아울러 현재 일반 음식점으로 운영 중이나 향후 반려동물 동반 매장으로 운영할 예정이라면 이 같은 사실을 미리부터 홍보할 수 있다.
Q. 토끼, 햄스터, 앵무새도 입장시킬 수 있나?
A. 불가능하다. 식약처는 음식점이 많은 고객이 식품을 섭취하는 장소임을 고려해 사람과 동물 및 동물과 동물 간 발생할 수 있는 질병 등의 치료, 예방접종 등이 비교적 잘 연구된 개·고양이로 제한했다. 그 외 동물이 출입한 사실이 확인된 경우 행정 처분의 대상이 된다.
반려견 및 반려묘의 종, 크기 등을 가려서 받는 것은 가능하다. 매장의 재량이다. 예를 들어 소형견만 받고 싶다면 출입구에 해당 사항을 안내하고 소형견만 출입시킬 수 있다. 다만 시각·청각장애인 등의 안내견·도우미견은 반드시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 법정 맹견의 출입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동물보호법령에 따른 견주의 책임보험 가입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Q. 퍼푸치노(반려견용 우유 등 마실거리), 반려견 간식 팔아도 되나?
A. 불가능하다. 식품과 달리 펫푸드는 사료제조법에 적용되기 때문에 식품접객업 매장에서 제조하거나 판매할 수 없다. 다만 완전 분리된 매장 일부를 사료제조 공간으로 등록하거나 농림축산식품부에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하면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외부 음식 반입이 가능한 매장에서 고객이 반려동물의 사료나 간식을 챙겨왔다면 그걸 먹지 못하게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신 고객이 직접 챙겨온 반려동물 식기를 사용하게 하거나, 영업자가 서비스 차원에서 반려동물 전용 식기를 제공할 수 있다.
Q. ‘단골 강아지’ 예방접종 매번 확인해야 하나?
A. 꼭 그러지는 않아도 된다. 원칙적으로는 광견병 등 인수공통감염병 예방을 위해 반려동물 의 예방접종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거나 증명하지 못하면 출입 불가라는 안내를 해야 한다. 하지만 자주 방문하는 강아지·고양이는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출입리스트에 체크를 하거나, QR출입 증명서 등으로 간편하게 입장시킬 수 있다.
Q. ‘반려동물 전용의자’ 꼭 있어야 하나?
A. 반려동물 전용의자, 케이지, 칸막이 등이 있는 반려동물 전용 공간, 목줄이나 하네스를 고정할 수 있는 장치(도그후크) 중 한 가지 이상을 갖추면 된다. 매장 내 반려동물의 무분별한 이동을 막기 위한 것으로 물림 사고 등을 예방한다는 목적이다. 만약 영업장에서 반려동물의 매장 내 이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으면 영업정지 5일에 처해진다. 대신 적극적으로 관리한 것이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서 확인되면 행정처분에서 제외될 수 있다.
식탁 간 간격도 충분히 둬야 한다. 다만 딱 정해진 간격은 없다. 반려동물끼리 혹은 다른 고객과 접촉하지 않도록 안전거리를 유지한다는 개념이다. 반려동물 분변 등을 버릴 수 있는 전용 쓰레기통은 반드시 비치해야 한다. 대신 꼭 매장 내부는 아니어도 된다. 외부에 둔다면 안내문을 통해 알려야 한다.
Q. 조리장 ‘칸막이·울타리’ 필수… 음식물 ‘덮개’도 의무?
A. 음식물 취급 시설에 칸막이나 울타리를 설치하는 것은 의무지만, 그것을 어떻게 만드는지는 영업장의 재량이다. 예를 들어 대형견의 출입을 허용한다면 더 높고 지지력이 강한 칸막이·울타리를 설치해야 한다. 꼭 잠금장치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조리장 등에 동물이 출입하는 것을 막을 수만 있으면 된다. 이를 설치하지 않으면 영업정지 5일에 시설개수명령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그릇에 담은 음식과 컵에 담긴 음료를 제공할 때는 필수적으로 덮개·뚜껑·천 등을 사용해 동물의 털 같은 위해요소를 막아야 한다. 다만 매장 출입구에 반려동물 동반 매장이며 덮개 등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미리 알렸거나 고객이 덮개 등을 굳이 원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제공할 수 있다.
Q. 점주의 반려견 ‘동반 출근’ 가능한가?
A. 가능하다. 다만 다른 반려동물 고객과 똑같은 조건이어야 한다. 케이지나 목줄 후크 등으로 이동이 제한되어야 한다. 또한 영업시간 동안에는 같이 있다가 영업이 끝나면 점주와 함께 퇴근을 해야 한다. 영업시간 이후에도 매장에서 지내는 것은 금지라는 의미다.
점주와 직원 등 영업장 종사자는 반려동물과 비접촉이 원칙이나 부득이 접촉하게 될 때는 위생장갑을 끼거나 소독 등으로 위생을 챙겨야 한다.
Q. 동반 매장 아닌데 손님이 몰래 반려동물 데려왔다면?
A. 기본적으로 영업장에서 통제할 의무가 있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했음에도 소비자가 몰래 무단으로 반려동물을 데려온 것이 CCTV 등을 통해 확인되면 행정처분에서 제외될 수 있다. 동반 매장이 아니라면 케이지 안에 있는 동물이라도 입장이 불가능하다.
이날 설명회는 약 2시간 동안 진행되고 종료됐으나 이후로도 30분 이상 참가자 개개인의 질문과 식약처 담당자들의 답변이 이어졌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의 본사 담당자는 “반려동물 동반 매장으로 운영하길 희망하는 점주들을 위한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 설명회를 찾았다”며 “중요한 정보를 많이 얻고 간다”고 말했다.
브런치카페 ‘어반플랜트’ 등을 운영하는 김나영 대표는 “사실 위생·안전 기준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기사를 봐서 걱정이 많았는데 설명회에서 설명을 들어보니 상식적인 수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매뉴얼을 만든 식약처 담당자는 “6차례 설명회를 통해 현장에서 300~400명, 라이브 방송을 통해 약 2000명과 소통했다”며 “현장의 점주, 지자체 공무원 의견을 들으면서 배운 게 많다. 메모하며 들은 것들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주에도 실제 매장 점주 등과의 간담회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 10일부터 식품안전나라를 통해 반려동물 동반 음식점 현황을 공개 중이다. 13일 오후 6시 기준 623개소로, 식약처 관계자에 따르면 329개소로 시작한 것이 나흘 만에 2배 남짓 증가했다.
아울러 식약처는 지방정부에 식품진흥기금을 활용해 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에 필요한 시설 구비 비용을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하도록 지침을 최근 시행했다. 표지판, 이동금지 장치(목줄고정장치 등), 음식 뚜껑·덮개, 전용 쓰레기통, 조리장 등 식품취급시설 출입구에 칸막이 설치 등이다.
광명=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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