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첫 주연에 나선 배우 문상민이 정통 사극의 묵직함과 트렌디한 로코 감성을 동시에 소화하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22일 종영한 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천하제일 도적이 된 여인과 그를 쫓던 조선의 대군의 구원 서사를 다룬 로맨스물이다. KBS의 새해 첫 작품으로 시작해 7%대의 고정 시청률을 유지했다. 연출과 스토리, 캐릭터, 연기력까지 시청자의 호평 속에 막을 내린 만큼 주연진의 만족감도 큰 작품이다.
문상민은 25일 “작품에 애정이 커서 그런지 두 달여의 방영 기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한 마음으로 시청할 수 있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극 중 문상민이 맡은 도월대군 이열은 출중한 외모에 훤칠한 자태를 자랑하는 캐릭터다. 한량으로 살아도 타고난 멋짐을 숨길 수 없는 인물이다. 신장 190㎝가 넘는 장신 문상민의 한복핏은 매회 화제가 됐다. 그뿐만 아니라 대본에는 남자 주인공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멋짐’이 표현돼 있었다. 문상민은 “가장 좋은 건 대사였다. 빗대어 전하는 대사가 너무 아름다웠다”고 돌아봤다.
주어진 과제는 어떻게 하면 더 담백하게 대사를 풀어낼 수 있을지였다. 특히 얼녀 은조(남지현)에게 건넨 “너한테 장가간다”는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다. 문상민은 “상대의 답변을 듣지 않고 ‘너에게 갈 거야’라고 말하지 않나. 평소에 쓸 것 같지 않은 표현이지만 들었을 때 확 와 닿았다”라며 “첫 고백이니까 담백하게, 멋있게 하고 싶어서 일차원적으로 접근했었다”고 웃었다.
제작진은 사극의 영상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꽃이 필 시기를 기다렸다. 그 덕에 배우들도 여유롭게 촬영을 준비할 수 있었다. 문상민은 드라마 슈룹을 경험한 덕에 액션, 승마 등을 수월하게 준비했고, ‘영혼 체인지’라는 특수한 설정을 위해 남지현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영혼이 뒤바뀐 두 캐릭터를 소화했다. 다만 시청자가 확실히 느낄 수 있도록 차이를 두려다 보니 본질에서 멀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상민은 “가장 중요한 건 홍은조를 알아가는 것이라는 판단에 더 깊이 분석했다”며 “지성 선배님이 다중인격 캐릭터를 연기한 ‘킬미, 힐미’, 최근 종영한 영혼 체인지 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도 참고했다”고 말했다.
팔찌로 묶인 두 사람의 영혼은 목숨의 위협을 받는 순간 뒤바뀌었다. 대사가 풀리지 않을 때는 남지현이 직접 은조의 목소리를 녹음해 전해줬다. 서로를 체화하며 완성한 작품이다. 문상민은 홍은조에 대해 “강단 있는 의적이지만 한없이 여리고 상처도 많은 인물이라 생각했다. 이 작품이 좋았던 건 은조의 마음도 생각하며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면서 “은조의 서사와 상황들이 깊게 와 닿았고, 그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지현의 손짓과 느낌을 그대로 수용하다 보니 은조와 연기하고 나면 텐션이 한층 높아졌다”며 “그 부분을 맞추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부연했다.
사극로맨스를 갈망하던 차에 이번 작품을 만났다. 아름다운 배경과 한복, 대사까지 어우러져 설렘은 더해졌다. 문상민은 “(사극로맨스를) 또 해보고 싶다”며 “지현 누나에게 배울 점이 많았다. 멋진 배우와 연기할 수 있다는 게 복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은조에게 이열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든든한 존재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상민은 2019년 웹드라마로 데뷔해 슈룹, 웨딩 임파서블, 방과 후 전쟁활동, 새벽 2시의 신데렐라 등을 거치며 주연급 배우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지상파 첫 주연의 효과를 확실히 체감하고 있다. 평소에는 친구들에게 연락이 왔다면, 이번 작품 방송 기간에는 ‘엄마가 재밌게 보고 있다’는 지인들의 연락이 부쩍 늘었다. 길을 걷다가도 반갑게 알아봐 주는 어머니들의 반응에 신기함을 느끼고 있다.
스스로 느낀 아쉬운 점들도 있다. 문상민은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는 장면들이 있더라. 다행히 중반부 이후에는 자연스럽고 괜찮아졌다”면서 “초반부터 탁 붙는 캐릭터로 시청자를 납득시키는 것이 내게 주어진 숙제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상민은 작품을 거듭하며 새로운 자신을 찾아가는 중이다. 그는 “아직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2030세대에선 나를 모르는 분들이 더 많다”며 “배우 문상민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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