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나래가 결국 수사기관 앞에 섰다. 수개월째 이어진 전 매니저들의 폭로와 맞고소 속에 갈라진 여론은 좀처럼 봉합되지 않았고, 친근한 예능인으로 쌓아온 이미지 역시 깊은 균열을 맞았다. 논란이 본격화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박나래는 장시간 조사를 받은 뒤 고개 숙여 사과했다.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고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나래는 지난 20일 오후 3시께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전 매니저들로부터 제기된 특수상해 및 의료법 위반 등 혐의와 관련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첫 경찰 조사를 받았다. 7시간40분가량 조사를 마친 그는 밤 10시40분께 경찰서를 나왔다.
현재 박나래를 둘러싼 사건은 강남경찰서 6건, 용산경찰서 2건 등 총 8건이 접수돼 있다. 쟁점도 복잡다단하다. 전 매니저들은 직장 내 괴롭힘과 폭언, 진행비 미지급, 대리 처방 등의 피해를 주장하며 박나래를 특수상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고,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을 공갈미수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맞고소하며 팽팽한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출석은 지난해 12월 논란이 불거진 이후 박나래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자리였다. 그만큼 취재 열기가 높았으나 박나래는 질문 다섯 가지에만 답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우선 조사 내용에 대해 “조사관 질문에 성실하게 임했고 사실대로 답했다”고 밝혔다. 갑질 의혹 인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조사를 통해 차후 밝혀질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매니저들에게 술잔을 던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오늘 조사에 성실히 임했고, 사실이 아닌 부분은 바로잡을 예정”이라며 “저의 불편한 사항들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토라인 앞에서 90도로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전 매니저들의 주장 중 어떤 부분이 거짓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수사를 통해 밝혀질 부분이라 조심스럽다”고 했고, 전 매니저들에게 전할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없다”고 답했다.
어머니와 전 남자친구를 소속사 직원으로 등록해 급여를 지급했다는 의혹, 불법 약물 투약 혐의, 출석 연기 사유 등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지만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차량에 오르기 전 취재진을 향해 “조심히 들어가세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며 자리를 떠났다.
그간 이어진 논란으로 박나래를 향한 부정적 여론이 커진 상황에서 이날 그가 보인 태도와 발언을 두고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논란 직후 공개했던 해명 영상에서 다소 비장한 표정과 어조로 자기방어에 치중했다는 지적을 받았던 것과 달리, 이날은 한층 차분하고 부드러워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직접 고개를 숙여 사과한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옅은 미소와 비교적 여유로워 보이는 표정이 엄중한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나래를 둘러싼 의견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지만 이제 판단의 몫은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법적 판단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경찰 조사가 장기화된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이번 수사가 박나래를 향해 돌아선 민심을 다시 돌려세울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무너진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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