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선수가 총출동한다는 ‘별들의 제전’ 올림픽서 3개 대회 연속 메달 성과다. 한국 쇼트트랙 베테랑 황대헌(강원도청)이 빙판 레이스 위에서 스스로를 다시 증명해 냈다.
황대헌은 15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12초304를 기록해 옌스 판트바우트(네덜란드·2분12초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개인 통산 네 번째 올림픽 메달이자 2018 평창, 2022 베이징 대회에 이은 3회 연속 입상이다.
링크 위 자신을 둘러싼 무거운 공기를 이겨냈다. 앞서 이번 대회 1000m 종목에서 준준결승 실격 및 탈락의 아쉬움을 겪기도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굴곡진 커리어를 보낸 만큼 팬들과 누리꾼의 날이 선 반응들이 잇따랐다. 중국의 귀화선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과의 악연부터 국가대표 선발전 ‘팀킬’ 논란까지, 경기 외적인 이슈가 끊임없이 따라붙었다.
2019년 대표팀 선배였던 린샤오쥔 상대로 법적 공방을 겪었다. 황대헌은 당시 린샤오쥔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고,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린샤오쥔은 중국으로 귀화했다. 그 뒤 린샤오쥔이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황대헌을 향한 비난 여론은 확산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23~2024시즌 국가대표 자동선발권이 걸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박지원(서울시청)에게 범한 반칙들이 크게 화제가 됐다. ‘반칙왕’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피할 수 없었다.
크나큰 중압감이었을 터. 무너지지 않았다. 그러곤 레이스로 계속해서 답하는 중이다. 황대헌은 이미 2022 베이징 동계 대회서 남자 1500m 금메달,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재차 국가대표로 출전하며 건재함을 드러냈다. 이날 열린 이번 대회 1500m 종목이 대표적이다.
특히 1000m 실격 속 휘청이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섰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1500m서 탄탄대로를 내달린 건 아니었다. 준준결승에서 조 1위를 차지했으나, 준결승 탈락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운이 좋았다. 이때 앞서 들어온 미야타 쇼고(일본)가 페널티를 받으면서 극적으로 결승 티켓을 거머쥔 것. 이어진 결승에선 노련함을 뽐냈다.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한 황대헌이 활짝 미소지었다. 9명이 동시에 출전한 결승 레이스서 뒷심을 번뜩였다. 침착하게 수를 읽었고, 막판 승부처에서 단숨에 순위를 끌어올리는 집중력을 발휘한 게 돋보였다.
비록 왕좌 수성엔 실패했지만, 은빛 질주로 한국 선수단에게 이번 대회 5번째 메달 획득 순간을 안겼다.
황대헌은 경기 뒤 “이 자리에 다시 서기까지 너무 많은 시련과 역경이 있었다”며 “다시 이 자리에 선 이 순간이 소중하다.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끝까지 믿어주고, 응원해주고, 할 수 있다고 해준 선생님들과 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감격에 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시련을 겪으면서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이번 은메달은 내가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서 소중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멈출 생각은 없다. 황대헌은 끝으로 “아직 올림픽은 끝나지 않았다”며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컨디션을 잘 관리해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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