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극장가에 볼거리가 풍성하다.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 ‘넘버원’ 등 한국 영화가 다채로운 재미를 선서할 예정이다.
지난 4일 장항준 감독의 신작이자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출연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했다. 이 영화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다룬다.
왕과 사는 남자는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려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장항준 감독은 "왕위를 빼앗긴 뒤 단종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을까? 단종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고찰해 보고 싶었다"며 계유정난 이후를 다룬 미디어에서 '비운의 왕'이라는 이름 아래 단편적으로만 그려졌던 단종의 모습이 아닌, '인간 이홍위'의 모습에 집중했음을 밝혔다.
명배우들의 빛나는 연기 앙상블도 관전 포인트다. 관록의 배우 유해진은 풍족한 마을을 꿈꾸는 광천골 촌장 엄흥도 역으로 분해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의 매력을 고스란히 전하고, 대세 배우 박지훈은 대체 불가 눈빛으로 폐위된 어린 선왕 이홍위를 표현했다. 여기에 당대 최고의 권력자 한명회 역의 유지태가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극에 날카로운 긴장감을 더하고, 전미도는 특유의 포근함과 강단 있는 눈빛을 오가며 이홍위를 보필하는 궁녀 매화 캐릭터를 완성했다.
오는 11일에는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 주연의 휴민트가 관객을 찾는다. 휴먼과 인텔리전스의 합성어인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 액션 영화물이다.
앞서 '베를린'(2013), '모가디슈'(2021)를 잇는 류승완 감독의 해외 로케이션 3부작으로, 라트비아 로케이션 촬영으로 완성된 블라디보스토크의 차가운 풍광을 통해 극장 상영에 최적화된 스케일과 영상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조합도 구미를 당긴다. 조인성은 국정원 블랙요원 조 과장 역을, 박정민은 새로운 임무를 받고 블라디보스토크에 파견되는 박건 역으로 등장한다. 앞서 류 감독의 '밀수'(2023)로 흥행작을 만든 만큼 이번 작품의 성과에도 기대가 쏠린다.
'타짜-신의 손'(2014) 이후 12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는 신세경은 북한 식당의 종업원 채선화를 연기한다. 평양 사투리의 대사를 소화하고 북한말로 노래도 부르며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보인다. 박해준은 박건과 대립하는 황치성으로 분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같은 날 영화 넘버원도 개봉한다. '기생충'(2019)으로 강렬한 모자 케미를 선보였던 최우식, 장혜진이 다시 한 번 만난 작품으로 일찍부터 기대를 받고 있다.
넘버원은 어느 날부터 엄마의 음식을 먹을 때마다 하나씩 줄어드는 숫자가 보이기 시작한 하민(최우식 분)이 그 숫자가 0이 되면 엄마 은실(장혜진)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엄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다.
최우식과 장혜진은 엄마의 남은 시간을 알고 살아가야 하는 아들과 집에서 밥을 먹지 않는 아들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엄마의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가슴 따뜻하게 그려내며 깊은 공감과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부모와 자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설 연휴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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