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미답의 3000안타, 미아가 된 손아섭이 다시 그 길을 걸을 수 있을까. 한화가 손아섭의 의견을 반영한 2차 제시안을 전달했으니, 이제 선택은 손아섭의 손에 달렸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모두 스프링캠프에서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는 아직 출발선을 끊지 못한 선수가 있다. 딱 한 명, 손아섭이다. 손아섭은 2007년 롯데에 입단해 NC를 거쳐 지난해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우승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큰 기대를 받았다. 베테랑으로서 팀에 안정감을 더했지만, 성적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적 후 35경기에서 타율 0.265(132타수 35안타) 1홈런 17타점 18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689를 기록했다. 한화 역시 정규리그 2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렀다.
찬바람이 분다. 손아섭은 역대 통산 안타 1위(2618개), 통산 타율 0.319의 베테랑이다. 리그 역사상 유일하게 2600안타 고지를 밟은 상징적인 존재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KBO 최초 3000안타로 향한다. 현재 페이스라면 약 3년. 숫자만 놓고 보면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가 냉정하다. 콘택트 능력은 여전하지만, 외야 수비와 주루에서의 하락세가 보인다. 지명타자로 활용하기엔 장타력이 부족하다는 시선도 따른다.
손아섭은 FA C등급이다. 타 구단 이적 시 보상 선수 유출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전년도 연봉의 150%인 7억5000만원을 보상금으로 원소속 구단인 한화에 내줘야 한다. 결코 가벼운 금액이 아니다. 이름값만으로 계산이 서던 시절도 이미 지났다. 9개 구단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던 이유다.
한화도 모든 카드를 손아섭에게 쥐여줄 만큼 절박한 상황은 아니다. FA로 강백호를 품었고, 외국인 타자로 요나단 페라자를 영입했다. 코너 외야 자리는 이미 경쟁이 시작됐다. 한화는 사인 앤 트레이드 가능성까지 검토했지만 판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협상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화는 모기업의 사훈인 ‘의리’처럼, 내부 FA와의 인연을 쉽게 끊지 않아 왔다. 이번에도 해를 넘긴 협상에서 조금씩 간극을 좁혔고, 손아섭의 의견을 반영한 2차 제시안을 전달했다. 한화 관계자는 “2주 전 주말쯤 선수와 구단이 만났다”며 “구단의 뜻을 전하면서 선수의 요청사항도 들었다. 이를 반영한 2차 제시안을 전달했고, 현재는 선수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손아섭이 한화의 손을 다시 잡는다면, 곧바로 호주 멜버른에서 진행 중인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수 있다. 시기가 더 늦어질 경우 일본 오키나와에서 시작하는 2차 캠프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선택은 단순한 계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손아섭의 커리어, 그리고 3000안타라는 마지막 서사의 방향 가를 분기점이다. 이제 공은 다시 그의 손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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