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표를 흔들 주인공을 걸고, 3라운드의 마지막 밤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가 반환점을 마주한다. 바로 30일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전력과 OK저축은행의 3라운드 최종전 맞대결이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과 신영철 OK저축은행 감독, 둘의 국내 사령탑 라이벌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최근 삼성화재를 이끌던 김상우 감독이 자진사퇴하면서 남자부 토종 수장은 이제 둘 뿐이다. 봄배구 티켓을 모두 외인 감독에게 넘겼던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털고 명예회복을 다짐하는 중이다.
순위표에서도 맞닿아 있다. 한국전력이 10승7패, 승점 27로 4위, OK저축은행이 8승9패 승점 24로 5위다. 4위는 경우에 따라 준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는 자리로, 사실상 봄배구 마지노선이다. 게다가 2위 현대캐피탈(10승7패·승점32)과 3위 KB손해보험(10승8패·승점31) 모두 사정권이다. 전반기에 최대한 격차를 좁혀놓고, 4~6라운드에서 뒤집기를 노릴 수 있다. 여러모로 절대 놓칠 수 없는 자리가 바로 4위다.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한국전력이 2연승, OK저축은행이 2연패다. 심지어 똑같은 상대 삼성화재-현대캐피탈을 연달아 마주한 결과다.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을 낚아채며 이미 상위권 도약 희망을 엿봤다. 반면, OK저축은행은 현대캐피탈에 이어 최하위 삼성화재의 11연패 탈출 제물이 되면서 찬물이 끼얹어진 상태다.
한국전력은 폭발하는 외인 에이스 베논으로 연승 유지에 나선다. 리그 득점 1위(411점)의 베논은 1라운드에 공격성공률 47.81%로 허덕였지만, 3라운드 들어 적응을 마치며 이 수치를 52.50%까지 올랐다. 팀에 에디·김정호 등 부상자가 속출하는 건 아쉽지만, 그 자리를 채우는 박승수·윤하준 등의 백업도 한국전력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외인 디미트로프에 대한 고민을 풀어야 반등이 보인다. 득점은 리그 7위(359점)에 달하지만, 공격성공률이 44.15%(12위)로 리그 톱10에도 들지 못한다. 에이스로 부르기에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해결사의 존재가 절실한 가운데, 전광인·차지환 등 국내 베테랑들에게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새 둥지, 부산에서의 강세를 떠올리며 희망을 엿본다. OK저축은행의 홈 승률은 75%(6승2패)다. 특히 최근 홈 5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앞선 2연패는 모두 집밖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안방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난적을 꺾겠다는 각오다.
두 팀의 앞선 두 번의 맞대결은 모두 풀세트 접전이 벌어진 끝에 한국전력이 웃었다. 그만큼 두 팀의 전력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즌 최고의 다크호스를 건 명승부가 부산을 물들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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