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장갑 주인공이 떠나간 ‘무주공산’의 3루, 그곳을 지배할 뜨거운 전쟁이 예고됐다.
AP통신은 22일 송성문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총액 1500만달러(약 222억원)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월 키움과 맺었던 6년 120억원을 뛰어넘는 계약 규모다. 역대 10번째로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된 송성문에게 축하의 박수가 쏟아진다.
KBO리그에도 반향을 일으킬 송성문의 이적이다. 그는 올해 영웅 군단 기둥이자 리그 최고 3루수로 우뚝 선 주인공이다. 144경기 전 경기 출장에 타율 0.315 26홈런 25도루 90타점 등을 남겼고,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다. 그중 최고 위상을 자랑하는 3루수 골든글러브까지 품었을 정도다.
이제 그 아이콘이 자리를 비운다. 최고의 3루수를 향한 뜨거운 레이스가 다시 예고된 배경이다. KBO리그 3루는 유독 좋은 선수들이 많이 포진한 격전지다. 슈퍼스타 김도영(KIA)을 필두로 노시환(한화), 문보경(LG), 김영웅(삼성) 등 걸출한 자원이 새로운 지배자를 꿈꾼다.
김도영의 부활이 핵심 관전포인트다. 사실 김도영은 송성문 이전에 3루를 평정했던 얼굴이다. 2024시즌 141경기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라는 엄청난 숫자를 적어냈다. 그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팀 ‘V12’를 이끌었지만, 올해 햄스트링 부상만 3번을 당해 30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내구성에 물음표가 찍혔다. 남다른 각오로 내년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그의 방망이 끝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비시즌 다년계약 이슈로 뜨거운 노시환도 리그 대표 타자다. 최근 3년 사이 두 번(2023·2025년)이나 30홈런-100타점을 적어낸 슬러거다. 2023시즌 골든글러브 수상자이기도 한 그는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비시즌을 넘어 또 한 번의 커리어 하이를 정조준하는 중이다.
문보경(LG)과 김영웅(삼성)도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문보경은 염경엽 감독의 신임 아래 LG 4번 타자로 우뚝 섰다. 부담감을 딛고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빚어낸 가운데, 커리어에 방점이 될 한방이 필요한 해를 앞뒀다. 사자군단의 자랑, 김영웅도 지난해 28홈런과 올해 22홈런을 엮었다. 장기인 파워와 안정감 있는 수비를 내세워 유쾌한 역습을 꿈꾼다.
이 외에도 KBO리그 3루수 역사를 집필해온 최정(SSG)·허경민(KT) 등 베테랑은 물론,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퓨처스리그를 지배하고 돌아온 한동희(롯데)도 주목할 얼굴이다.
경쟁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부터 이르게 시작된다. 류지현 감독이 발표한 1차 사이판 캠프 명단에는 송성문·김도영·노시환·문보경이 들어있지만, 송성문의 최종 승선은 미지수다. 샌디에이고가 송성문 차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선수 입장에서도 스프링트레이닝과 시범경기를 통한 빅리그 적응기가 필요하다. KBO리그 전력강화위원회는 송성문의 거취에 따라 추가적인 3루수 자원 발탁을 고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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