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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전과’ 치명적인 과거사 후폭풍…여론의 2차 단죄 어디까지

입력 : 2025-12-15 15:31:44 수정 : 2025-12-15 15: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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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과 전과 논란 등 이제 연예인 개인의 과거사는 의혹은 물론 법적 처벌이 끝난 후에도 드러나면 즉각적인 활동 중단과 하차, 이미지 붕괴로 이어져 회복이 쉽지 않은 상처를 남긴다. 송하윤, 조병규, 황영웅 사례는 연예인이 과거의 논란에서 얼마나 자유롭기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공적 인물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기준과 여론에 의한 2차 단죄가 어디까지 허용돼야 하는지를 다시 묻게 한다.

 

◆송하윤·조병규→황영웅…학폭·전과 논란에 치명타

 

송하윤 사진=킹콩by스타쉽

 

지난해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tvN)에서 악역으로 사랑받은 배우 송하윤은 학폭 의혹에 휩싸여 활동을 중단했다. 제보자는 “고등학교 때 점심시간에 학교 뒤 놀이터로 불려 나가 이유도 모른 채 1시간30분 동안 맞았다”며 송하윤이 학폭으로 강제전학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고교 동창이라는 누리꾼의 증언 댓글도 이어졌다. 송하윤은 강경하게 부인했지만 활동을 이어갈 순 없었다.

 

송하윤 측은 논란 1년여 만인 지난 7월 제보자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아울러 “그 어떤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학폭으로 인해 강제전학을 간 사실도 없다”며 학폭은 물론 강제전학을 모두 부인했다.

 

기존 소속사와 계약이 만료된 송하윤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대중 앞에 서고자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알려지지 않는다. 진실 공방이 끝나지 않은 데다가 여론의 불신마저 큰 상황이라 사실상 복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병규 사진=HB엔터테인먼트

 

배우 조병규는 2021년 학폭 의혹에 휩싸였다. 뉴질랜드 유학 당시 상습폭행, 금품 갈취 등 학폭을 당했다는 폭로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조병규는 ‘스카이 캐슬’(JTBC), ‘경이로운 소문’(OCN), ‘스토브리그’(SBS) 등 다수의 히트작을 터뜨리며 스타로 발돋움했지만 학폭 논란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했다.

 

2023년 ‘경이로운 소문’ 시즌2로 복귀한 그는 영화 ‘숨은 돈 찾기’, ‘보이’ 등 활동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지난달 학폭 의혹을 제기한 A씨에 대한 민사소송에서 “조병규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허위 사실을 게시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패소했다.

 

황영웅. 사진=MBN

 

트로트 가수 황영웅 또한 법적인 처벌을 받고 종결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매서운 비난을 받았다. 2023년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MBN)에 출연해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지만 학폭, 데이트 폭력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2016년 술자리에서 지인을 폭행해 벌금 50만원 약식 기소 처분을 받은 것도 알려져 상해 전과 논란이 일었고 결국 결승 2차전 무대를 앞두고 하차했다. 당초 논란에도 방송 출연을 강행했지만 상해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혀 하차 여론이 거세지면서 결승 코앞에서 고배를 마셨다.

 

◆위약금 명시…2차 단죄 우려도

 

과거사가 뒤늦게 알려지면 해당 연예인이 참여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막대한 피해를 본다. 최근에는 드라마 제작비가 수백억원대까지 이르는 만큼 배우 1명의 일탈이 작품 전체에 미치는 피해는 가늠하기 어렵다. 제작진은 물론이고 작품에 참여한 다른 동료들, 후반 작업 업체, 대행사 등이 줄줄이 피해를 보게 된다.

 

다수의 기획사와 제작사, 광고업체는 계약 단계부터 사생활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계약서를 쓴다. 과거 범죄 이력이나 학폭·폭력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만한 사안이 드러나 작품이나 광고에 손해가 발생할 경우 출연자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이미 종결된 사건이나 사실관계가 다툼 중인 의혹까지도 리스크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이다. 법적으로 종결된 사건이더라도 대중의 도덕적 잣대는 오히려 과거보다 더 엄격하다. 법적 판단과 별개로 여론 악화 자체가 곧바로 이미지 훼손과 경제적 손실로 연결된다. 연예인은 법의 판단을 넘어 2차 단죄에 직면하게 되는 셈이다. 대중의 신뢰가 생명인 직업적 특성상 스타는 법을 지키는 수준을 넘어 범죄와 직결되는 영역에서 더 높은 책임과 자제를 요구받는 위치에 놓여 있다.

 

다만 도덕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과 사생활과 과거사를 끝없이 파헤치며 여론 재판으로 과도하게 제재하는 것은 구별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은 공인으로서 사회적 영향력을 의식하고 기본적인 도덕성을 지켜야 하지만 그렇다고 여론이 법보다 앞서가면 반성과 갱생의 기회마저 사라질 수 있다. 여론에 따른 2차 단죄가 반복될수록 산업 전반의 창작 환경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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