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가건강검진이 12월 말로 마감되면서, 미수검자의 발걸음이 연말 병원마다 몰리고 있다. 특히 위암과 대장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검진을 제때 받지 않으면 뒤늦게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연말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검진 시기가 늦어질수록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잃는다”고 강조한다.
유정선 하남 365플러스내과의원 대표원장은 “암은 통증이나 불편감이 뚜렷해졌을 때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특히 위암·대장암은 내시경이 아니면 조기 발견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연말에는 반드시 검사를 마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말이 다가오면 국가건강검진 예약이 몰려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제는 시기보다 암의 특성이다.
위암과 대장암은 초기에는 무증상이 대부분이고, 일반적인 건강검진 항목만으로는 발견되지 않는다. 특히 대장암의 경우, 매년 증가 추세이며 한국인은 유전적·식습관적 요인으로 대장 용종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
유 원장은 “대장 용종은 대장암의 전단계나 다름없다”며 “내시경 도중 발견해 바로 절제하면 대장암 발생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장내시경 ‘당일 용종절제술’은 조기 치료의 핵심이다.
◆누가 검사 받아야 할까
많은 이들이 위·대장내시경을 ‘증상이 있을 때 받는 검사’로 오해한다. 하지만 의료계 기준은 전혀 다르다. 위암 검진 대상은 만 40세 이상 국가검진 대상, 대장암 검진 대상은 만 50세 이상 분변잠혈검사 후 양성 시 대장내시경이 기준이다. 그러나 40~50대만 해당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유정선 대표원장은 "한국은 20~30대에서도 위염, 위궤양, 장폴립이 빠르게 늘고 있다. 가족력이 있거나 속 쓰림·소화불량이 반복된다면 연령과 관계없이 내시경 검사가 권고된다"며 "과음·고기 위주 식단·불규칙한 식사습관·스트레스가 많으면 위암·대장암 위험이 더 높아지므로 증상과 관계없이 정기적인 내시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대장내시경이 조기암 발견
위암과 대장암은 모두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 때문에 국가검진에서 제공하는 기본 검사만으로는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대장암 검진의 ‘분변잠혈검사’다. 만 50세 이상에게 제공되는 이 검사는 어디까지나 대장내시경이 필요한지 가리는 1차 단계일 뿐, 음성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유정선 대표원장은 “잠혈검사에서 양성이 나와야만 내시경을 권고받지만, 실제 진료에서는 ‘잠혈 음성인데도 용종이 여러 개 발견되는’ 사례가 적잖다”며 “결국 확진도, 치료도 대장내시경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본원 또한 소화기내과 전문의 3인이 직접 검사를 시행하며 이러한 즉시 절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위암 검진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은 헬리코박터 감염률과 짠 음식·자극적인 식습관·야식 문화 등으로 위암 발생률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문제는 초기 위암 환자의 90% 이상이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속쓰림이나 소화불량이 있어야만 검사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이미 늦을 수 있다.
유정선 원장은 “위암은 내시경으로 직접 확인하고, 필요하면 조직검사까지 해야 확진이 가능하다”며 “가족력이 있거나 음주·흡연이 잦다면 40세 이전이라도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위·대장내시경은 특정 연령이나 증상이 있는 사람만 받는 검사가 아니라, 증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일수록 조기 발견을 위해 필수적으로 챙겨야 하는 검사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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