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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예상 못한 쾌속질주… ‘언더독’ 하나은행, 판 흔든다

입력 : 2025-12-08 06:00:00 수정 : 2025-12-07 1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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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KBL 제공

 

터널의 끝, 비로소 빛을 찾아가고 있다. ‘만년 꼴찌’ 꼬리표가 붙었던 여자프로농구(WKBL) 하나은행이 완전히 달라졌다.

 

2025∼2026시즌 개막 후 5승1패로 단독 선두다. 디펜딩 챔피언 BNK는 물론,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KB국민은행과 삼성생명, 우리은행을 모두 무너트렸다. 7일 기준 4연승을 질주 중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현재 기세는 환골탈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은행은 최근 5시즌 동안 무려 3번이나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 기간 누적된 패배만 109패(41승)다. 승률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6개 구단 중 100패를 넘긴 유일한 구단이다.

 

완전히 달라졌다. 경기력에서도 나타난다. 하나은행은 올 시즌 득점(평균 67점), 최소 실점(58.8점), 리바운드(44.7개), 블록슛(5개), 3점슛 성공률(30.9%) 등 주요 지표 대부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사진=WKBL 제공

 

무너져가던 하나은행을 일으킨 것은 이상범 감독이다. 하나은행은 새 시즌을 앞두고 남자프로농구(KBL) 우승 사령탑 출신 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선수단은 일본 전지훈련에서 뼈대를 다시 세웠다. 강도 높은 훈련량에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이다.

 

맏언니 김정은은 개막을 앞두고 “이렇게 비시즌 훈련을 많이 해본 게 오랜만”이라며 “템포 역시 정말 빠른 편이다. 또 이 감독님과 정선민 수석코치님 두 분께서 코트 위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계속 신경 쓰신다. 동생들은 ‘힘들다’면서도 점점 달라지더라. 발전하는 게 보였다”고 전했다.

 

험난한 과정도 거쳤다. 박신자컵서 조별리그 탈락(1승3패)했다. 개막 직전 진행했던 설문조사에서 우승 후보 예상 0표(미디어)를 비롯해 4강 진출 가능성(팬·미디어)에서도 최하위였다. 하지만 이 감독을 포함한 하나은행은 아랑곳하지 않고 체질 개선이라는 지향점을 두고 전진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에이스의 존재다. 지난 시즌 BNK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던 가드 이이지마 사키가 주인공이다. 하나은행에 합류한 사키는 경기당 스틸 1.33개를 마크, 리그 4위로 여전히 강인한 수비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 재능까지 만개했다. 평균 19.5점(2위)을 기록 중이다. 아시아쿼터 선수 최초로 정규리그 라운드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하며 새 역사를 썼다.

 

사진=WKBL 제공
사진=WKBL 제공

 

젊은 선수들도 활력을 더한다. 정현(2006년생), 고서연(2004년생), 박소희(2003년생), 정예림(2001년생) 등이 연일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공수 밸런스를 맞추는 중이다. 여기에 김정은과 사키, 진안, 양인영 등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 중심축을 잡아준다.

 

무엇보다 반가운 건 나날이 쌓여가는 ‘위닝 멘탈리티’다. 패배가 일상이었던 팀이 승리를 경험하기 시작하자 분위기와 표정부터 달라졌다. 이 감독은 “이겨야 리빌딩도 따라오고, 활기찬 농구를 해야 팬들이 납득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경기 말미 상대의 추격을 받아도 흔들림이 덜하고, 치열한 상황에서의 마무리 능력도 단단해졌다.

 

농구계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엔 재능 있는 어린 선수가 많다. 분위기를 탈수록 한층 더 무서운 팀이 될 것”이라면서 “부상에서 돌아온 주축 선수들도 출전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중이다. 앞으로의 짜임새가 더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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