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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과의 전쟁①] 한국 스포츠, 판정 둘러싼 전쟁… 모두의 눈은 기계로 향한다

입력 : 2025-11-28 06:00:00 수정 : 2025-11-28 00: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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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진=KBL 제공

 

스포츠 경기에서 판정을 둘러싼 전쟁에 끝이 없다. ICT(정보통신기술)와 AI(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각종 판독 및 판정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분명 오심은 줄었지만, 인간과 기계 심판의 공존 속에서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부수적인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오심, 잊을 만하면 도마 위에 오른다. 지난 26일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WKBL)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경기가 대표적이다. 경기 종료 0.7초를 남겨두고 신한은행이 61-60으로 승리를 앞두고 있었다. 다만 KB 강이슬이 곧바로 반격에 나서 버저비터 2점슛을 터트렸다.

 

여기서 문제는 0.7초 사이에 이뤄질 수 없는 장면이었다는 점이다. 실제 강이슬이 볼을 잡은 뒤 착지해 터닝할 때까지 전광판 시계는 흐르지 않았다. 하지만 심판진은 득점을 인정했다. 신한은행 측이 강이슬이 공을 잡고 슛을 쏠 때까지 시간이 제대로 흐르지 않았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비디오 판독까지 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27일 WKBL 측에 이의제기 공문을 발송했다.

 

비디오 판독이라는 시스템이 있지만, 결국 판정은 심판진이 내린다. 이 과정은 코칭스태프, 선수뿐만 아니라 팬들도 지켜볼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이 과정에서 오심이 발생한다면 결국 불신만 커지게 되고, 심판대신 기계를 더 신뢰하는 흐름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실제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한 4대 스포츠에서 선수들이 심판 판정을 신뢰하지 못하면서 양손으로 비디오 즉, 네모를 기르는 모습이 흔한 풍경이 됐다. 판독을 통해 오심을 바로 잡으면 일단 다행이지만, 심판에 대한 신뢰와 믿음은 그만큼 떨어진다. 판독 시스템을 갖춘다고 오심률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프로축구 K리그에서는 지난 9월까지 올 시즌 총 79건의 오심이 발생했다.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다. 선수들은 심판에 대한 불신이 점차 커진다. 일부 감독과 선수들은 벌금을 감수하고 기자회견이나 SNS를 통해 심판 판정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다.

 

비디오 판독을 지켜보는 선수들. 사진=KOVO 제공

 

경기력 측면에서도 문제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과 일본의 야구 국가대표 평가전이 대표적이다. 이 시리즈에서는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 아닌 인간 주심이 판정을 했다. 2년 동안 ABS에 익숙해진 투수들은 존 적응에 애를 먹었다. ABS는 스트라이크 존 높은 쪽과 낮은 쪽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줬지만, 이 시리즈에 나선 주심은 모두 볼 판정을 내렸다. 투수진은 2경기에서 21개의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오심의 악순환, 이제 기계까지 포함된다. 심판의 매의 눈과 기계의 계산적인 눈이 충돌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심판들을 실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라며 “판정 기술의 도입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다. 다만 감독과 선수 역시 심판의 판정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스포츠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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