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인 타격 밸런스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류지현 감독 체제 출항 후 2연승과 함께 미소 지었다. 연이틀 경기장을 빼곡히 채운 관중에 부응하듯 간만에 많은 점수를 뽑아낸 점이 고무적이다.
대표팀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체코와의 평가전 2차전에서 11-1 승리를 거뒀다. 하루 전 같은 곳에서 끝난 1차전(3-0)에 이어 내리 승전고를 울린 순간이다. 두 경기 모두 각각 1만6100석이 가득 찼다.
이번 평가전은 내년 3월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염두하고 대비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특히 체코는 WBC 본선 1라운드 조별리그 C조에서 첫 경기를 치를 상대라는 점에서 ‘미리보는 상대’이기도 하다.
류 감독은 경기 뒤 “어제 경기보다 타격이 잘 풀렸다. 전체적인 밸런스나 타구 방향이 좋아졌다. 다음 주 있을 일본과의 평가전의 모습도 기대된다”며 “이번 경기를 통해 상대를 미리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젊은 선수들의 경쟁력이 오늘도 이어졌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앞서 8일엔 선발 투수 곽빈을 필두로 김건우(이상 2이닝)와 최준용, 이호성, 이로운, 김택연, 조병현이 1이닝씩 무실점 투구를 펼친 바 있다. 2차전 포문을 연 건 왼손 투수 오원석이다.
이날 최고 시속 147㎞ 직구를 앞세워 체코 타선을 효율적으로 봉쇄했다. 2이닝 37구를 던져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 번째로 마운드에 오른 우완 이민석 역시 최고 152㎞ 강속구로 상대를 윽박질러 2이닝 무실점 역투를 덧그렸다.
한 가지 찝찝한 아쉬움이 있다면 반등 투구를 기대했던 김서현의 부진이다. 포스트시즌(PS) 기간 중 흔들렸던 독수리 군단 클로저인 그는 ⅔이닝 1피안타 2사사구 1실점에 머물렀다. 두 차례 평가전에서 대표팀이 유일하게 내준 점수다. 이밖에 2차전 불펜에선 정우주(1⅓이닝)와 배찬승, 성영탁, 김영우(이상 1이닝) 등이 실점 없이 투구를 마무리했다.
방망이는 뜨거운 감각을 회복하기 시작한 건 긍정적이다. 전날 총 5안타와 5사사구를 작성, 3점을 올리는 등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는 상대에게 고전했다. 이 답답함을 해소한 하루였다. 2차전은 타선이 총합 17안타, 9사사구로 6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반부 응집력이 번뜩인 덕분이다.
첫 점수는 3회 초 한국의 공격에서 나왔다. 이날 2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안현민의 빠른 발이 번뜩였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체코 오른손 선발투수 토마스 온드라의 슬라이더를 공략, 유격수 방면 깊숙한 타구로 내야안타를 일군 것.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도루로 2루까지 훔쳤고, 폭투로 3루까지 내달린 안현민은 문보경의 1루수 땅볼에 홈을 밟아 팀의 첫 득점을 완성했다.
여기에 4회 신민재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했다. 혈이 제대로 뚫린 건 6회부터다. 선두타자 조형우가 안타를 쳤고, 김성윤이 우중간 장타를 쳐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후 노시환이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4-1 스코어를 만들었다. 그간의 침묵을 만회하듯 멈추지 않고 쐐기를 박았다. 문현빈은 만루에서 감각적인 배트 컨트롤을 뽐내 5점 차(6-1)로 달아나는 적시타를 신고했다.
LG 소속 외야수이자 현재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복무 중인 이재원은 시원한 아치로 담장을 넘겼다. 9회 초 무사 1루에서 체코 불펜 투수 마렉 미나릭의 직구를 쳐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그 뒤에도 문보경과 한동희가 차례로 적시타를 써냈다. 대표팀은 이 시기에만 5점을 퍼부으며 상대의 전의를 상실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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