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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최초 2회 통합우승 감독 노리는 ‘염’, 5번째 KS 준우승 걱정하는 ‘문’… 대조되는 수장들의 표정

입력 : 2025-10-29 11:25:22 수정 : 2025-10-29 11: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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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 감독(왼쪽)과 김경문 한화 감독이 지난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쪽으로 기운 시리즈의 초반 흐름, 감독들의 표정에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프로야구 한 시즌 대미를 장식하는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한화와 LG가 벌이는 외나무다리 승부가 잠실에서 대전으로 건너갔다. 분위기는 확연히 대조된다. 1~2차전 완승으로 90.5%(19/21)의 우승 확률을 쥔 LG는 원정길도 즐겁다. 반면 한화는 역사상 단 2번밖에 없던 기적이 필요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한없이 무거웠다.

 

수장들의 입장도 극과 극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여유만만이다. 2023시즌을 앞두고 3년 총액 21억원 계약으로 LG의 제14대 감독에 선임된 그는 쌍둥이들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부임 첫해부터 팀 3번째 통합우승을 지휘했다. 29년간 이어진 LG의 갈증을 풀었고, 개인적으로도 간절했던 KS 우승 반지를 드디어 품은 순간이었다. 지난해는 플레이오프(PO) 탈락으로 아픔을 곱씹었지만, 재정비를 마친 올해 다시 정규시즌 우승을 알렸다. KS에서도 방심 없는 대비와 운영으로 계약기간 3년 새 2번째 우승에 가까워지는 중이다.

 

재계약은 따 놓은 당상이다. LG 역사 최초로 통합우승 2회를 빚는 감독이 된다면 KBO리그 역대 최고 대우가 뒤따를 전망이다. 감독들의 무덤에서도 생존한다. 제4대 이광은 전 감독부터 제19대 류지현 전 감독까지 그 누구도 재계약에 성공하지 못했던 LG다. 김성근, 이광환, 이순철, 김재박, 박종훈, 김기태, 양상문, 류중일 등 굵직한 이름들이 모두 고개를 떨궜다. “나는 LG에 올인한다”고 공언한 염경엽이 그 사슬을 끊는다.

 

염경엽 LG 감독이 지 난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에 앞서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김경문 한화 감독은 시름이 깊다. 지난해 6월 성적부진으로 사퇴한 최원호 전 감독을 이어 한화 제14대 사령탑에 오른 그는 올해 한화의 강팀 도약을 이끌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7년 만에 대전의 가을을 이끄는 뜻깊은 성과를 남겼다.

 

문제는 포스트시즌(PS)에서 마주한 고난길이다. PO부터 불안했다. 2위로 얻었던 여러 어드밴티지에도 불구하고 4위 삼성의 역습에 고전했다. 5차전 혈투를 펼친 끝에 기사회생했지만, LG를 만난 KS에서 참담한 경기력으로 2연속 완패를 당해 체면을 구겼다.

 

위기의 연속이다. 준우승 악몽이 피어오른다. 김 감독에게 특히 지긋지긋한 꼬리표다. 올해 김응용(1554승), 김성근(1388승)을 이어 정규시즌 1000승 고지를 밟아 명장의 위용을 뽐냈던 그지만, 유독 KS와 연이 없다. 준우승만 4회로 이 부문 최다 기록 보유자 김영덕 감독(6회)을 잇는 공동 2위(김태형)다.

 

두산 사령탑 시절이던 2005년 삼성을 만나 충격의 4연패를 당한 게 시작이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2년 연속 SK(현 SSG)를 만나 각각 2연승 이후 4연패, 1승 후 4연패로 속절없이 무너졌다. 2016년에는 NC를 이끌며 친정 두산을 마주했지만, 시작과 함께 커리어 2번째 4연패 스윕 굴욕을 맛봐야 했다.

 

한화에도, 자신에게도 영화 같은 반전이 필요한 지금이다. 김경문 감독은 “우승은 하늘에서 정해주는 것”이라는 담담한 심정으로 남은 시리즈에 임한다. 두 수장의 명운이 걸린 시리즈, 절정을 향해 간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지난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을 무거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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