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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전 패인 분석] 피지컬·스피드 ‘개인기량’ 다른 수준이었다[상암 현장]

입력 : 2025-10-10 23:53:27 수정 : 2025-10-10 23: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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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한국 축구대표팀의 손흥민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뉴시스

‘14실점, 2득점’ 한국과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수준 차이, 스코어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5로 대패했다. 압도적인 기량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개개인의 기량 차이가 전술의 차이로 이어졌고, 결과로 드러났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브라질을 상대로 6연패, 통산 전적 1승8패를 기록하게 됐다. 특히 2020년대 들어 3번 맞붙어 모두 대패했다. 2022년 6월 평가전에서 1-5로 패했고,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에서 다시 맞붙어 1-4로 졌다. 그리고 이날 다시 한 번 대량 실점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극복할 수 없는 개인 기량

 

이날 경기는 ‘어쩔 수 없다’라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선수 개개인이 갖고 있는 피지컬과 스피드, 그리고 개인 기술까지 모든 부분에서 수준 차이를 보였다. 

 

대표팀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브라질에 강한 압박을 가했다. 하지만 개인기를 앞세운 브라질 수비진의 허물기에는 부족했다. 시간이 흐를 수록 대표팀의 움직임은 둔화됐고, 브라질의 속도는 빨라지기 시작했다. 강한 전방 압박은 곧 뒷문이 허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브라질의 탈압박, 그리고 전방으로 이어지는 빠른 속도의 트랜지션에 한국 수비는 고전했다. 여기에 몸싸움에서도 밀리며 5골이나 헌납했다.

 

홍명보 감독은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주문했지만, 상대 개인기에 선수들이 압박나가는 것에 주저함이 생겼다”며 “그렇게 뒤로 물러나다 보니 공간이 생겼고, 그 공간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카를로 안첼로티 브라질 감독 역시 “한국 스리백 수비진을 상대로 공격수 4명을 전방에 배치해 강한 압박을 가했다”며 “이런 부분에서 수비 공간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그 공간 때문에 한국 수비진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부분은 약 8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보완할 수 없다. 안첼로티 감독 역시 “브라질은 높은 수준의 팀”이라며 어쩔 수 없는 기량 차이를 애둘러 표현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팀으로 싸워 이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이강인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달려가고 있다. 뉴시스

▲전술의 디테일 숙제

 

이날 경기의 가장 큰 문제점은 후방 빌드업이었다. 안첼로티 감독은 이날 호드리구,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이상 레알 마드리드), 마테우스 쿠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스테방(첼시) 등 4명의 공격수를 전방에 배치하는 극단적인 공격전술을 들고 나섰다. 전방부터 강력하게 압박하게다는 의미였다. 사실 이들 공격수 중 한 명만 있어도 위협적인 세계적인 공격수들이다. 이들 4명의 선수가 압박을 가하다보니 한국 대표팀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홍 감독은 이날 후방 빌드업에서 2가지 전술을 주문했다. 상대 공격 숫자가 많을 때는 롱볼이었다. 전방으로 길게 패스를 찔러 파생되는 공격을 이어가자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상대 공격 숫자보다 대표팀 수비 숫자가 많을 때 짧은 패스로 빌드업을 이어가는 전술이었다.

 

문제는 디테일이다. 롱볼은 패스의 세밀함이 너무 떨어졌다. 최전방에 위치한 손흥민에게 볼이 전달되지 않았다. 손흥민을 원톱에 세운 이유는 역습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지다보니 손흥민은 무의미한 뒷공간 침투가 이어졌다. 체력 소모도 2배였다. 결국 손흥민은 후반 중반 교체됐다.

 

롱볼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짧은 패스로 빌드업을 했는데, 이 역시 브라질의 전방위 압박에 고전했다. 이는 실점장면으로 이어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수비 진영에서 패스를 돌리다 김민재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상대 이스테방에서 볼을 뺏겼다. 이는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흐름이 완전히 끊긴 대표팀은 곧이어 호두리구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분위기가 완전히 무너졌다.

 

홍 감독은 “무작정 후방 빌드업을 해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2가진 전술을 주문했는데,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결국 볼은 앞으로 나가야 한다. 선수, 코칭스태프, 팀 모두가 오늘 느끼고 배운점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전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후반 교체된 손흥민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코칭스태프의 유연한 대처

 

사실 이날 경기는 대표팀 전술을 실험하고, 전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물론 결과도 중요하지만, 브라질과 같은 강팀을 상대로 어떻게 대처하느냐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대표팀은 이날도 스리백 전술을 가동했다. 수비시 파이브백, 공격시 스리백으로 전환하는 과정의 숙련도를 높여야 했다. 하지만 브라질을 상대로 고전했다. 전술 변화도 필요한 부분 중 하나였다. 탈압박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포백 전환이나 미드필더진 보강 등의 변화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스리백 전술을 유지했다.

 

홍 감독은 “포백 전환을 고려했지만, 브라질전은 선수 구성이나 여러 측면에서 파이브백으로 마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며 “결과적으로 아쉽지만, 브라질과 같은 강팀하고 만나서 어떤 점을 보완해야하는지 찾아야 한다. 이런 부분이 이어져 결국 월드컵 본선에서 잘 마무리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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