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월이요? 사실 처음부터 걱정됐죠(웃음).”
악명 높은 장벽도 넘어섰다. 내야수 르윈 디아즈(삼성)가 1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올스타 프라이데이의 피날레를 만끽했다. 팬들이 뽑은 거포, 그 중에서도 으뜸은 단연 그의 몫이었다.
이번 ‘2025 KBO 올스타전 컴투스프로야구 홈런더비’는 지난해까지 운영되던 아웃제 방식에 더해 시간제 방식이 새롭게 도입됐다. 제한 시간 2분 동안 투구 수 제한 없이 타격할 수 있다. 제한 시간이 종료된 뒤 예선전의 경우 2아웃, 결승전에서는 3아웃이 될 때까지 추가로 타격 가능하다. 더불어 예선과 결승 모두 각 1회에 한해 최대 30초의 타임을 사용할 수 있다.
100% 팬 투표로 옥석이 가려졌다. 안현민(KT·2만7053표)과 디아즈(2만1871표), 최정(SSG·1만7105표), 문현빈(한화·1만5996표), 송성문(키움·1만3395표), 김형준(NC·1만3047표), 박동원(LG·1만2797표)이 상위 7위에 올라 출전 자격을 얻었다. 당초 디펜딩 챔피언도 포함됐다. 지난해 홈런더비 우승자인 LG 오스틴 딘도 1만3934표를 받아 당당히 5위에 올랐지만, 옆구리 부상으로 출전이 불발됐다. 이에 따라 9위였던 이주형(키움·1만2307표)이 차순위로 출전권을 물려받았다.
당일 또 하나의 변수가 발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정이 햄스트링 통증으로 홈런더비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며, 다음 날 열리는 올스타전 본경기에는 출전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이날 홈런더비는 안현민과 디아즈, 문현빈, 송성문, 김형준, 박동원, 이주형 등 7인 출전으로 진행됐다.
예선전에서는 디아즈가 11개의 아치를 그리며 압도적인 1위로 결승에 올랐다. 호쾌한 스윙은 물론, 몰아치기 능력까지 겸비해 경기장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박동원도 9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결승에 안착했다. 송성문은 7개, 이주형과 문현빈은 각각 6개씩을 기록했다. 김형준과 안현민은 각각 4개에 머물렀다. 이 가운데 큰 기대를 모았던 차세대 거포 안현민은 좀처럼 타이밍을 잡지 못해 고전하는 모양새였다. 담장을 계속 넘기지 못해 1분 18초를 남기고 타임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의 첫 홈런은 종료 26초를 남기고 나왔다.
결승은 디아즈와 박동원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마지막에 웃은 이는 디아즈였다. 먼저 타석에 선 박동원이 7개를 쳤고, 디아즈는 극적으로 8번째 홈런을 쏘아 올리며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예선부터 줄곧 최고조의 흐름을 이어준 그의 파워가 돋보인 대목이다. 이로써 삼성 소속 선수로는 5번째 홈런더비 정상에 섰다. 이는 LG와 롯데, 한화 등 4개 팀이 공유하는 최다 우승 기록이다.
홈런더비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디아즈는 “ 일단 지금 기분이 너무 좋다”며 “이게 내 첫 홈런더비 출전이었다. 항상 거절만 해왔는데, 첫 출전 만에 우승해서 기분이 더 좋다”고 활짝 미소 지었다. 이어 “우승 상금은 아내에게 줄 것”이라면서 ‘사랑꾼’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그는 우측 외야에 위치한 몬스터월도 훌쩍 넘기는 괴력을 연거푸 자랑했다. 거대한 담장의 무서움은 정규리그에서 충분히 겪었을 터. “맨 처음부터 걱정이 들었다”고 운을 뗀 디아즈는 “올스타전 명단에 뽑히고, 대전에서 열린다고 알았을 때 ‘아마 내가 홈런더비도 나갈 텐데’ 느꼈다. 몬스터월은 너무 높다. 평소 연습할 때도 공을 띄우는 것보다는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치는 데 집중할 정도다. 걱정이 많았는데, 그냥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만 했다”고 설명했다.
우승자 디아즈는 트로피와 함께 상금 500만원, 또한 갤럭시 S25 울트라를 부상으로 받았다. 최장 비거리 기록도 차지했다. 135.7m를 마크, 비거리상까지 품으면서 LG 스탠바이미2를 손에 넣었다. 한편 준우승자 박동원에겐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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