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롯 전 세계서 대규모 프로모션
IP 귀속 한계, K-콘텐츠 투자 확대 동시에
압도적, 역대급, 이례적 등의 표현이 낯설지 않다. 오징어게임 시리즈는 독보적인 흥행과 파급력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역사를 다시 썼다. 2021년 공개된 시즌1은 넷플릭스 역대 TV 시리즈 중 시청수와 시청시간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영어권과 비영어권을 통틀어 절대적인 최상위 성적이었다. 웬즈데이, 기묘한 이야기 시즌4 등 기존 영어권 인기작도 모두 넘어섰다.
2024년 공개된 시즌2 역시 후속작 중 역대 최고 성적을 남겼다. 첫 주 시청수(6800만 뷰)와 시청시간(4억8760시간)은 폭발적이었고 무려 93개국에서 1위를 달성했다. 그리고 지난달 27일 공개된 시즌3은 사흘 만에 시청수(6010만 뷰), 시청시간(3억6840만시간) 최고 랭킹에 오르더니 전 세계 93개국에서 다시 한번 1위를 싹쓸이했고, 공개 열흘이 지난 7일 현재도 1위를 유지 중이다.
◆전 세계가 ‘오겜’ 열풍
첫 시즌의 성공으로 오징어게임의 프로모션도 전무후무한 규모로 성장했다. 시즌3을 앞두고 오징어게임 측은 서울시와 ‘2025 K콘텐츠 서울여행주간 오징어게임 퍼레이드’와 피날레 팬 이벤트를 열었다.
광화문광장에서 서울광장까지 이어진 퍼레이드는 오징어 게임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아이콘들로 이뤄졌다. ○△□가 그려진 거대한 게임 초대장부터 핑크관, 돼지저금통, 달고나 풍선, 회전목마 등 아이코닉한 조형물과 핑크가드 마칭밴드의 피날레 연주가 펼쳤다. 6일까지 열린 광화문 팝업에는 7.5m 크기의 영희, 철수 구조물이 설치됐고 각종 게임을 활용한 포토존과 체험존이 마련됐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이번 이벤트는 지난해 7월부터 약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 약 3만8000명이 퍼레이드를 관람했고, 황동혁 감독과 세 시즌의 주연 배우진이 참석한 팬 이벤트에는 약 9000명이 참석했다.
시즌3 공개에 앞서 세계 각지에서 대규모의 사전 프로모션도 진행됐다. 황 감독과 이정재, 이병헌, 박규영은 런던 프리미어 현장을 찾아 핑크 카펫을 걸었다. 이어진 뉴욕 프리미어에서는 임시완, 박성훈 등 주연 배우들이 추가로 합류해 작품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글로벌 시청자는 한국 문화에 한층 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한류로 인한 총 수출액은 141억6500만달러(약 19조5400억원)로, 전년 대비 5.1%(6억9100만달러, 약 95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소비재와 관광 수출이 21.8% 증가하며 총 수출액을 견인했다. 시즌1의 성공으로 제작비가 껑충 뛰었고 이에 따른 경제효과도 크게 상승했다.
황동혁 감독은 “4년 전보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너무 뜨거워졌다. 해외에서 우리 문화에 관심을 보이는 건,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K-콘텐츠는 겉으론 화려하고 속으론 곪고 있는 현실이다. 너무 혼란스럽다”고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채널과 극장의 수익성은 점차 낮아지고, 소수의 글로벌 OTT만 몸집을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뭐든 한쪽으로 편향되면 건전한 생태가 아니다. 독점 없이 다양하고 건전한 미디어 콘텐츠가 존재하는 환경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마어마한 경제효과…넷플릭스만 웃는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으로 역대급 흥행을 거뒀다. K-콘텐츠를 향한 찬사가 이어졌고, 극본과 연출을 동시에 해낸 황동혁 감독 그리고 이정재, 이병헌 등을 향한 극찬이 쏟아졌다.
시즌1의 성공은 넷플릭스 주가 상승에 즉각 반영됐다. 당시 넷플릭스 주가는 최고점을 경신했고, 글로벌 신규 가입자는 2021년 3분기 기준 438만명이 늘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만 218만명의 가입자가 유입되는 등 오징어게임으로 인한 폭발적 흥행을 증명했다.
그러나 성공의 결실은 대부분 넷플릭스의 몫이 됐다. 판권 귀속의 한계 때문이다. 오징어게임의 지식재산권(IP)과 저작권, 판권은 모두 넷플릭스에 귀속되어 있다. 대개의 작품은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 투자를 받아야 세상밖에 나올 수 있고, 오징어게임처럼 대규모의 제작비가 필요한 작품의 경우 더욱 그렇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은 넷플릭스가 제작비와 일정 성과급을 지급하는 대신, 모든 IP와 2차 저작권을 가져가는 ‘선계약 후공급’ 방식으로 운영된다. 흥행에도 “돈은 넷플릭스만 번다”는 볼 멘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시즌1은 제작비만 약 2000만 달러(한화 약 200억) 이상이 투입됐다. 반면 넷플릭스가 거둔 경제적 가치는 약 9억 달러(한화 약 1조 이상)로 추정된다. 제작비 대비 약 40배 이상의 이익을 거둔 셈이다. 제작사와 황동혁 감독은 글로벌 흥행에 따른 추가 인센티브는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와 황동혁 감독의 몫은 약 2400만 달러(한화 254억원)가 고작이다. 시즌1의 흥행 이후 판권 귀속에 관한 논란이 제기됐고, 넷플릭스 측은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수준의 보상을 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구체적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분명 아쉬움도 남았지만, 오징어게임으로 인해 넷플릭스의 K-콘텐츠 투자 확대가 이뤄졌다. 시즌2도 대성공을 거두자 넷플릭스는 2028년까지 4년간 25억 달러(약 3조6000억원)를 투입해 K-콘텐츠 제작과 글로벌 유통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2016년 한국 진출 이후 누적 투자액의 2배 규모의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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