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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4년차’ 최혜진의 ‘그냥론’… "목표? 우승? 그냥 하는거죠. 그러다보면 우승하겠죠"

입력 : 2025-07-02 18:32:14 수정 : 2025-07-02 19: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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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이 2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클럽하우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뒤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권영준 기자
최혜진이 2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클럽하우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권영준 기자

 “세계랭킹 1위도 하고 싶고, 우승도 하고 싶죠. 하고 싶은 건 많지만, 하고 싶다고 되는건 아니잖아요. 그냥! 그냥 매일 연습하고, 대회 출전하고.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다보면, 언젠가는 우승하겠죠.”

 

 무심한 듯 내뱉는 한 마디. ‘그냥’이다. 골프를 하고, 대회에 출전하고. 미국에 있다가 한국에 오고, 또 프랑스로 이동해 대회에 나선다. 거창한 목표는 생각하지 않는다. 매일매일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하루, 최선을 다하는 노력에 집중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4년차, 최혜진(26)이 사는 법이다.

 

 최혜진이 오랜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 나선다. 3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6684야드)에서 펼쳐지는 제15회 롯데 오픈(총상금 12억원)에 출전한다. 롯데는 최혜진이 프로로 데뷔한 18세때부터 메인 스폰서로 인연을 이어왔다. 대회를 앞둔 2일 오후 베어즈베스트 청라 CC에서 연습을 마친 최혜진과 직접 만났다. 

 

 최혜진은 이번 대회와 관련해 “기대가 많이 된다. 컨디션도 좋다”고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스폰서 대회이기 때문에 그런 마음 클 수 있다. 그런 부분도 중요하다. 다만 그냥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냥’이다. 최혜진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주 언급한 단어가 그냥이다. 최근 LPGA 대회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최혜진은 아쉬움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최혜진은 올 시즌 5개 대회에서 톱10에 진입했다. 특히 메이저 대회 약진이 매서웠다. 지난 4월 셰브론 챔피언십을 공동 9위로 시작해 지난달 US여자오픈 공동 4위 그리고 이번 위민스 PGA 챔피언십까지 3연속 톱10을 달성했다. 아쉽게 우승을 놓치기도 했다. 지난 5월 멕시코 리베이라 마야 오픈과 US여자오픈에서 연달아 공동 4위를 적었고, 마이어 클래식에서는 한 타 차 준우승을 물들였다. 

 

 최혜진은 “물론 아쉽긴 하다. 다만 경기력에서는 만족했다. 한국을 떠난지 4년이 됐는데, 가기 전부터 ‘가면 당연히 우승할거다’ 그런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그동안 조금함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제는 우승보다 그냥 내 경기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다보면 언제가는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음이 생겼다. 우승보다는 앞으로 내가 어떻게 경기를 해야할지 그런 부분에 더 집중하게 됐다”고 전했다.

 

 목표나 동기부여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최혜진은 “하고 싶은 건 정말 많다. 세계랭킹 1위도 해보고 싶고, 당연히 우승도 하고 싶다”면서도 “그런데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냥 매일 연습하고, 주말되면 대회에 출전하는 거다. 앞서 말해듯이, 그냥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것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미소지었다.

 

 이 대화를 나누면서 ‘MBTI’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최혜진의 매니저는 “본인은 자꾸 ISFP라고 한다. 누가봐도 T 아니냐”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자 최혜진은 “내가 우기는 게 아니다. 검사하면 다 F로 나온다”고 웃으며 “사회화된 F다”라고 전했다.

 

 여유가 넘쳤다. 최혜진은 멘털적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으로도 분명 성장했다. 특히 연습할 때 마음 가짐이 다르다. 예전에는 많은 시간을 연습하는데 비중을 뒀다면, 지금은 공 하나를 치더라도 분석해서 훈련하려고 한다. 그런 부분이 많은 도움이 된다”며 “기술적인 것보다 멘털적으로 좋아진 것 같다. 화가 나면 빨리 분출해서 털어버리고 다음 내가 해야할 일에 집중하는 것 같다. 실수를 해도 감정적으로 휩쓸리지 않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일상 생활에서도 나온다. 휴식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질문에 “한국에서는 정해진 루틴이 있으니깐 따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면서 “오히려 미국에서는 드라마나 영화도 많이보고, 요리도 한다. 사실 한국에서는 한식을 챙겨먹을 정도로 찾지 않는데, 미국에서는 직접 요리를 한다”고 수줍게 웃었다. 이어 “요리할 때 감으로 하지 않는다. 정확한 레시피를 바탕으로 한다. 치킨 요리를 많이 하는데, 찜닭은 정호영 쉐프님, 닭볶음탕은 어남선생님(류수영) 레시피가 진짜 맛있다. 간장, 고추장 등이 들어있는 음식 가방이 따로 있다. 숙소도 키친이 있는 곳을 선택한다”고 웃었다.

 

 최혜진은 이번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LPGA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프랑스로 떠난다. 최혜진은 “일정이 빡빡할 수도 있는데, 정신없이 가면 오히려 정신없어서 경기를 더 잘할 수 있다”며 “이번 대회 잘 치르고 가겠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인천=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인천=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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