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액션+섬세한 내면 연기 호평
"‘무빙’과는 다른 액션…저에겐 새로운 도전"

이전까지 조연으로 주로 활약했던 배우 이정하는 디즈니+ ‘무빙’을 통해 주연 배우로 우뚝 섰다. 이정하가 특히 많은 사랑을 받은 데는 작품 밖에서도 봉석이라고 불릴 만큼 따뜻하고 해맑은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엉뚱한 매력으로 눈도장을 찍었던 이정하가 이번엔 180도 달라졌다. 교복을 입은 모습은 그대로지만 눈빛, 태도,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무빙’의 김봉석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은 탓에 고등학생 연기 도전에 우려도 있었지만 이정하는 연기 변신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지난 13일 종영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ONE: 하이스쿨 히어로즈’에서 이정하는 억눌렸던 본능을 깨우고 싸움의 세계로 뛰어드는 김의겸 역을 맡았다. 과거 보여줬던 모습과는 달리 현실의 분노와 억압을 내면에 품은 채 폭발하는, 훨씬 더 거칠고 인간적인 청춘을 선보였다. 동명의 웹툰 원작과 똑닮은 싱크로율이 특히 호평받았다.

이정하의 활약에 힘입어 ‘ONE : 하이스쿨 히어로즈’는 웨이브 전체 드라마 중 시청 시간·시청 유저·신규 유료 가입 견인 수치까지 3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작품 종영 전 스포츠월드와 만난 이정하는 “이번 드라마는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느낌이었다. (방영을) 오래 기다린 만큼 끝나는 시간은 빠른 것 같은데 그만큼 사람들이 재미있게 봐주셨고 저도 시청자 입장에서 많이 기다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교복을 입은 만큼 자연스럽게 그의 대표작 ‘무빙’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22년 ‘무빙’ 촬영을 마친 뒤 고작 한 달 뒤에 해당 작품 촬영에 들어가 시기적으로도 밀접했다. 이정하는 “‘무빙’과는 다른 액션이어서 어떻게 나왔을지 정말 궁금했다. 저에겐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두 작품이 비슷하다는 생각은 절대 안 했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웹툰을 정말 많이 본다. 김봉석과 김의겸 캐릭터 자체가 아예 정반대라고 생각했다. ‘무빙’을 처음 봤을 때 내가 웹툰의 주인공이 된다고 생각했던 것처럼 원작 웹툰인 ‘원’도 제가 정말 좋아했었어서 ‘이걸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라는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정반대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던 만큼 준비해야 할 것도 많았다. ‘무빙’에서 선보인 초능력 공중 액션과 달리 이번에는 현실적인 맨주먹 액션이 중심인 작품이었다. 특히 주인공 김의겸은 순식간에 타인의 무술을 따라할 수 있는 타고난 싸움 재능을 가진 캐릭터였기에 액션 난이도가 더 높았다. 이정하는 수개월 간 액션 스쿨에서 직접 훈련을 받으며 복싱·검도·주짓수·무에타이 등 다양한 무술을 접목한 액션 시퀀스를 완성했다.
이정하는 “캐릭터 자체가 여러 액션과 무술을 해야 했어서 단기간에 빠르게 습득하는 게 힘들었다. 정확한 동작이 나와야 하는 부분도 있었어서 최대한 멋있게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액션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이정하는 “액션이 정말 많다 보니까 모든 배우가 액션 스쿨에서 거의 집처럼 살았다”고 웃었다.

다른 학원 액션물에서는 주인공이 자신의 신념을 철저히 지키지만 김의겸은 갈수록 폭력에 물드는 캐릭터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게 공부로 억압받으며 쌓아왔던 상처와 울분을 학교에서 폭력으로 일진을 처단하며 해소한다. 김의겸의 조용한 분노와 피어나는 열망, 그리고 점차 각성해가는 극적인 변화가 극의 중심 서사다.
이정하는 “김의겸이 왜 흑화하게 됐는지 감독님하고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결국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와 아버지의 폭력 때문이었다고 생각했다. 김의겸에게는 공부와 폭력밖에 없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반부에는 그 스트레스를 자기 스스로에게 풀다가 점점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가하니까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리고 점차 거기에 적응이 됐던 것”이라며 “한 단계씩 변해가는 의겸이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그러나 김의겸은 공부 아니면 폭력이 다였던 인물”이라며 “공부로는 스트레스 해소가 절대 안 되고 오히려 억압의 주 매개체였으니까 남은 게 폭력밖에 없었다.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지만 김의겸은 점차 자신의 꿈을 찾아간다. 과정이 폭력이긴 하지만 그래도 꿈을 찾아갈 수 있는 길이어서 김의겸에게는 의미가 있는 폭력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정하의 말처럼 김의겸은 아버지로부터 심리적, 물리적 학대를 겪으며 자랐다. 아버지는 시험 점수 하나로 아들의 존재 가치를 평가하며 실망할 경우 언어폭력과 체벌을 가했다. 원작 웹툰을 과거에 재밌게 읽었던 이정하는 “작품을 하기로 결정을 했을 때 웹툰을 다시 한 번 봤었다”며 “워낙 옛날에 봤던 작품이라 첫인상은 당시와 비슷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웹툰을 보면서 ‘난 정말 김의겸처럼 살지는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김의겸의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고 그 자체가 정말 답답한데 어떻게 연기를 하지’라고 생각하면서 처음부터 난관이 많았다”며 “웹툰을 다시 보면서 대사 하나하나를 더 주의 깊게 봤다. 김의겸이 답답할지는 몰라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패턴이 그에게는 평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저도 초점을 바꿔서 김의겸에게는 이게 평화일 것이라고 인지하고자 노력했다”고 웹툰을 다시 보면서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아울러 “감독님이 워낙 의견을 많이 지지해 줬고 함께 대화도 하면서 접합점을 잘 찾아서 촬영에 잘 임할 수 있었다”고 감독에게 감사를 전했다.
1998년생인 이정하는 현재 만 27세로 군 복무 해야 할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정하는 “늘 준비돼 있다. 멋있게 다녀오겠다”며 “다른 선배님들 보면 전역했을 때 완전히 남자가 돼서 멋있게 돌아온다. 저도 마음을 단단히 하고 훈련을 받아서 누가 봐도 ‘멋있게 군 생활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차기작은 쿠팡플레이·지니TV 오리지널 시리즈 ‘UDT: 우리 동네 특공대’다. 가족과 동네를 위해 뭉친 예비역 특공대의 유쾌한 연합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이달 중으로 촬영에 들어간다. 서울공대생 박정환 역을 맡은 이정하는 “극 중 브레인 역할이자, 비록 나이는 막내지만 중심을 잘 지키는 캐릭터를 맡았다”며 또 다른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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