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더, 부상자 몫까지!”
이렇게 부상자가 많았던 적이 있었나 싶다. 올 시즌 롯데는 계속되는 부상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상일지가 빼곡하다. 황성빈(왼손 네 번째 중수골 골절), 윤동희(대퇴부 근육 손상), 나승엽(훈련 도중 오른쪽 안구 맞음), 이호준(오른쪽 중지 불편함), 장두성(폐 타박) 등이 전력에서 이탈해 있다. 오죽하면 팬들 사이에서 ‘잇몸 자이언츠’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잘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70경기서 37승3무30패로 3위에 자리하고 있다.
‘형님’들의 역할이 크다.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다. 다소 어수선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도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은 배경이다. 중심에 ‘캡틴’ 전준우가 있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선수들도 편하게 제 기량을 드러낼 수 있도록 돕는다. ‘잘할 수 있다’ 용기를 북돋는다. 타석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69경기서 타율 0.291을 마크 중이다. 6월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0.326까지 올라간다. 수비, 주루 플레이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다.

김민성의 이름도 빼놓을 수 없다.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로 나선다. 5월 말 퓨처스(2군)에 다녀오는가 하면 대타, 대수비로 나간 경기도 꽤 많다. 그 속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최근 5번에 기용되면서 빅터 레이예스, 전준우와 함께 강력한 클린업 트리오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14일 인천 SSG전에선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선제 홈런포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수비도 그렇고, (김)민성이가 중요한 상황서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많은 이들이 위기라 말한다. 기본적으로 완전체가 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설상가상 1~2점차 촘촘한 승부가 많아지면서 선수들이 느끼는 피로도도 클 터. 김민성은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분명 가슴 아픈 일이지만, 시즌은 치러야 하지 않나. 남은 선수들이 부상자 몫까지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타이트한 경기들이 많은데 오히려 더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어려운 경기들을 잡아가면서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앞장서서 희망을 전파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끊임없이 새 얼굴들이 나오면서 선수층 전체가 탄탄해지고 있다. 고비를 잘 넘긴다면, 부상자들이 돌아왔을 땐 더 높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민성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변수는 항상 발생한다. 흔들림 없이 나아가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준우 역시 “팀이 상위권에 있는 만큼 선수들도 더 이기고자 하는 것 같다. 지지 않으려고 악착같이 노력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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