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절함을 담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우승 트로피 도전기,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손흥민은 21일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22일 오전 4시에 펼쳐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일전을 앞둔 소감과 우승을 향한 특별한 각오를 다졌다.
영국 축구 매체 풋볼런던에 따르면 손흥민은 “(우승한다면) 정말 특별하고 분명한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 토트넘에서 10년을 보냈다. 그 시간 동안 누구도 갖지 못했던 트로피를 꼭 얻고 싶다”며 “내일은 우리 클럽 전체와 동료들 그리고 나에게도 정말 중요한 하루가 될 것”이라고 남다른 간절함을 드러냈다.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길고 긴 유럽 생활에서 아직 우승 트로피가 없기에 갈망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지긋지긋했던 준우승의 기억도 지워내고 싶다. 2016∼2017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에 도전했지만 첼시에 밀려 아쉬운 2위에 그쳤다.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는 리버풀(잉글랜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절했다.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에서도 맨체스터 시티에 고개를 떨구는 등 중요한 순간에 좌절했던 기억이 많다.

특히 손흥민은 당시 UCL 결승전 선발 멤버 중 유일하게 토트넘에 남아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이번 도전이 더 특별해지는 배경이다. 그는 “(교체 명단에 있었던) 벤 데이비스도 함께 결승을 치렀다. 그의 헌신도 잊어서는 안된다”며 동료를 살뜰히 챙긴 후 “이번에 우승에 성공한다면, 우리 둘 그리고 팀에도 정말 엄청난 순간이 될 것이다. 항상 말하듯이 첫걸음은 정말 힘들겠지만, 트로피를 한번 얻어낼 수만 있다면 우리의 멘탈리티와 역사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른 트로피를 향해서도 도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프로 선수로 첫 결승을 치렀던 6년 전(UCL 결승)과 나는 많이 달라졌다. 그때는 많이 긴장하고 흥분하기도 했다. 지금의 나는 명백하게 성장했고, 나만의 방식으로 침착하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그때와 달리 내 역할도 클럽의 주장으로 바뀌었다. 리더로서 우리 팀원들을 이끌어주고 싶다. 그게 내 꿈”이라며 “우리 팀원들에게 별다른 동기부여는 필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결승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우리가 하나가 되고 침착하게 해야할 일들을 한다면 게임은 우리 손에 들어올 것이다. 내일 어떤 일이 펼쳐질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고 눈빛을 번뜩이기도 했다.
몸 상태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다. 그는 지난달 11일 프랑크푸르트(독일)와의 UEL 8강 1차전에서 발을 다친 후, 리그 4경기를 포함해 총 7경기 동안 개점휴업에 들어갔다가 지난 11일 크리스털 팰리스전 교체 투입, 17일 애스턴 빌라전 선발 출격 등으로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는 “모든 준비가 됐다.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확실한 복귀전을 가졌고, 빌라전에서 예상보다 많게 70분 가까이 뛰었다. 육체적으로 준비가 됐다. 나도, 팀도 모두 결승을 치를 준비는 끝났다”고 단언했다.

남다른 도전을 앞두고 팀원들과의 결속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동료들과 함께 특별한 바베큐 파티를 즐기며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사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우리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느끼는 바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 시즌이 쉽지 않았지만 우리는 언제나 함께 싸워왔다. 그게 우리가 지금 이곳에 있는 이유다. 마지막 걸음이 남았고, 이뤄낼 일만 남았다”고 팀 결속력의 중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손흥민은 시차로 인해 이른 새벽부터 응원을 건넬 한국 팬들을 향해서도 “경기 시간이 이른 아침이든, 늦은 밤이든 가리지 않고 항상 응원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내일은 그 팬들을 위해 우리가 절대 잊지 못할 역사적인 순간과 트로피 그리고 밝은 웃음을 드리고 싶다. 다함께 즐기고 또 함께 축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진심어린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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