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청이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과 함께 투표를 시작한다.
교황청은 차기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 참석하는 추기경 선거인단 133명 전원이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했다고 6일 밝혔다.
콘클라베는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새 교황을 뽑는 추기경단 비밀회의다. 라틴어의 cum(함께)과 clavis(열쇠)의 합성어인 ‘쿰 클라비(cum clavis)’에서 유래한 말로, 열쇠로 잠근 방을 의미한다.
투표권이 있는 만 80세 미만 추기경 선거인단 135명 중 케냐의 존 은주에 추기경과 스페인의 안토니오 카니자레스 로베라 추기경 등 2명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선거인단 133명을 국적별로 보면 70개국으로, 역사상 최다 규모다. 유럽이 52명(39%)으로 가장 많지만 2013년 52%(115명 중 60명)였던 것과 비교하면 비중은 급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재위 12년 동안 추기경단의 지역 분포를 바꿔놨기 때문이다. 그는 기존에 추기경을 배출하지 못한 나라와 분쟁·빈곤으로 고통받는 나라 출신을 과감히 임명하는 등 포용적으로 추기경단을 구성하려고 했다. 그 결과 이번 콘클라베에는 아시아(23명), 중남미(21명), 아프리카(17명), 북아메리카(16명), 오세아니아(4명) 등 비유럽 출신 추기경이 81명으로 유럽 출신보다 29명 많다.
추기경들은 7일부터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3분의2 이상, 즉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매일 투표를 반복한다. 투표는 첫날 한 차례, 다음날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씩 하루 네 번 진행된다. 사흘 동안에도 교황이 뽑히지 않으면 추기경들은 하루 동안 투표를 중단하고 기도와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추기경 전원은 콘클라베 시작 전 마지막 비공개회의를 열고 새 교황의 자질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새 교황은 세상 질서의 위기 속에서 길을 잃은 인류가 친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까이 있고, 다리 역할을 하며, 인도하는 인물이어야 한다.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가까운 목자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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