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스포츠

검색

[캐릭터에 빠진 스포츠④] 망곰 FA 계약·티니핑 쟁탈전·산리오 드래프트까지·… 캐릭터 영입전 이모저모

입력 : 2025-05-02 09:00:00 수정 : 2025-05-02 13:06:24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KIA 최형우(가운데)가 자녀들과 함께 KIA의 티니핑 스페셜 유니폼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이쯤 되면 선수 영입과 마찬가지다. IP 콜라보레이션의 향연 속에서 구단을 대표할 캐릭터를 찾기 위한 구애가 뜨겁다.

 

IP 콜라보를 향한 수요가 급증했다. 구단과 연맹은 그에 걸맞은 공급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 인기 캐릭터 영입에도 치열한 경쟁이 붙는다. 협업의 성공 여부는 물론 팬들의 만족도까지 걸렸다. 선수 영입에 버금가는 기준들이 세워지고, 경기장 밖 눈치싸움까지 벌어지는 색다른 풍경이 연출된다.

 

구단 정체성에 딱 맞는 캐릭터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야구 두산은 베어스와 연관된 ‘망그러진 곰(망곰)’과 지난해부터 협업을 진행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굿즈 판매 오픈과 함께 서버 폭주, 품절 대란을 이끌었다. ‘망곰베어스데이’로 진행한 홈 경기는 티켓 확보를 위한 텐트 행렬까지 이어졌을 정도다.

 

동행이 이어진 올해, 구단은 마치 자유계약선수(FA) 영입처럼 “두산 마스코트 철웅이와 망곰이 잠실야구장에서 만나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세부 옵션은 두산의 V7을 향한 열렬한 응원, 성실한 팬 서비스, 최상의 컨디션 유지를 위한 많은 식사, 지난해보다 더 멋진 시구”라는 색다른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두산 마케팅 관계자는 “양 브랜드가 서로의 팬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으로써 윈-윈(win-win) 하는 사례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망곰으로 단순히 예쁘고 멋진 상품을 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진심으로 두산을 응원하는 캐릭터라는 걸 어필하고 싶었다. 실제 FA 선수 영입처럼 재계약 보도자료를 릴리스 한 것도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드리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 두산 마스코트 철웅이(왼쪽)와 인기 캐릭터 망그러진 곰이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동행 연장을 발표하는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캐릭터 인지도 또한 핵심 기준이다. 티니핑이라는 거물을 낚아챈 유재욱 KIA 광고·상품팀장은 “협업 목적상 대중들이 잘 알고 있는 캐릭터인지를 최우선에 뒀다. 티니핑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캐릭터 산업백서에서 9세 이하 어린이들이 꼽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1위였다”며 구단의 제1기준을 귀띔했다.

 

치열한 영입전이 전개됐다. 유 팀장은 “지난해 8∼9월에 티니핑 제작사인 SAMG 엔터테인먼트에 연락을 시작했다. 어디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복수의 타 구단들 요청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우리와 SAMG엔터가 추구하는 방향이 같아서 이렇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떨렸던 경쟁을 돌아봤다.

 

K리그 산리오 캐릭터즈 성수 팝업스토어 내부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올해로 2년째 산리오와 협업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일종의 해프닝도 발생했다. 팬들의 성원 속에 협업 캐릭터가 15종에서 27종으로 늘었으며 K리그1·K리그2 소속 26개 구단이 얽혀 진행된 사업이었다. 특정 인기 캐릭터를 누가 가져갈지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연맹의 이창훈 IP 사업팀장은 “산리오 측에서 각 구단 히스토리와 팀 컬러 등을 보고 캐릭터 매칭을 선택했다. 몇 구단은 ‘왜 우리가 (인기 많은) 헬로 키티가 아니냐’는 원망을 하기도 했다. 또한 아무래도 1부 팀에 주요 캐릭터들이 배정되다 보니, 2부 팀에서는 ‘남은 거만 주는 거 아니냐’는 토로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일명 ‘산리오 드래프트’가 제시된 배경이다. 이 팀장은 “드래프트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콜라보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내년 협업에서 고려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