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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에 빠진 스포츠①] 그라운드 누비는 포켓몬·티니핑·산리오… ‘IP 콜라보’ 전성기가 도래했다

입력 : 2025-05-02 06:00:00 수정 : 2025-05-02 13: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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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가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와 협업을 진행했다. 포켓몬 대표 캐릭터 피카츄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스마트폰과 모니터 안에만 있던 유명 캐릭터들이 프로스포츠 시장을 쉼 없이 두드린다.

 

글로벌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의 대표 캐릭터인 피카츄가 프로야구 롯데의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1960년 설립된 일본의 오락 기업 산리오에 소속된 수많은 캐릭터는 프로축구와 2년째 동행을 이어가며 K리그 대표 얼굴로 떠올랐다. 세대를 건너뛰어 2020년대 어린이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독차지하는 티니핑은 KIA의 호랑이 군단에 합류했다.

 

프로스포츠와 인기 캐릭터들이 만나는 IP(Intellectual Property rights·지적 재산권) 콜라보레이션은 갑자기 생긴 개념은 아니다. 2014년 프로야구 NC가 공룡 군단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인기 애니메이션 뽀로로의 공룡 캐릭터 크롱을 영입해 눈길을 끌었다. 같은 이유로 둘리와도 손잡은 바 있다. 해외에서도 활성화돼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레고와 협업 캐릭터 상품을 선보였다. 이에 MLB에서 활약한 류현진, 추신수 레고가 판매되기도 했다. 뉴욕 메츠도 세계적인 캐릭터 디즈니의 미키마우스와 동행해 특별 유니폼, 인형 등을 제작한 바 있다.

 

그렇게 시작된 IP 콜라보는 최근 스포츠계를 꿰뚫는 유행이자 시대의 상징이 됐다. 가정의 달을 맞아 정점을 찍는다. 롯데, KIA 외에도 두산은 세계적인 인기 슈팅게임 브롤스타즈와 협업에 나섰다. LG는 MZ세대를 저격하는 최고심 캐릭터와 함께 발 빠르게 스페셜 유니폼을 출시했다. 삼성은 에버랜드의 바오 패밀리와, SSG도 라인 프렌즈 그리고 산리오의 포차코와 손을 잡았다. 말 그대로 캐릭터 러시가 이어지는 중이다.

 

프로야구 KIA가 인기 캐릭터 티니핑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기아핑’으로 화제의 최전선에 선 유재욱 KIA 광고·상품팀장은 “IP 콜라보가 아예 없던 시도는 아니지만, 지난해 야구 붐과 함께 크게 활성화된 경향이 있다”며 “구단 자체 제작 상품이나 이벤트는 한정적이라 매 시즌 반복될 수밖에 없다. 팬들은 새로움 원하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IP 콜라보는 전에 없던 세계관을 팀 컬러에 입혀 신선함을 팬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최근 유행의 이유를 분석했다.

 

확연하게 달라진 스포츠 팬층도 한몫을 한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나이 많은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야구는 이제 그 모습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 젊은 여성 팬들의 증가와 함께 아이돌 문화가 자연스럽게 유입되며 야구 문화는 이미 큰 혁신을 일궜다. 각종 굿즈를 제작하고 즐기는 문화가 이식된 것”이라며 “그들을 겨냥하는 MZ 마케팅은 물론 함께 증가한 가족 단위 팬들을 위한 키즈 마케팅도 중요도가 크게 올랐다. 지금 쏟아지는 콜라보들이 모두 그 증거”라고 짚었다.

 

프로야구 LG가 인기 캐릭터 최고심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지난달 LG가 진행한 최고심 브랜드데이의 포스터. 사진=LG트윈스 제공
 

 

긍정적인 효과도 풍성하다. 구단은 수익 증가라는 직접적 혜택을 얻는다. 최고심 캐릭터는 물론 블루밍테일, 1993 스튜디오, 빠더너스 등 패션 브랜드와도 적극적인 콜라보를 진행했던 LG 마케팅 관계자는 “최고심의 경우 협업이 공개됐을 때부터 반응이 정말 뜨거웠다. 일부러 물량을 최대한 확보했다. 온라인 스토어에서 굿즈들이 오픈 5분 만에 매진됐다. 팝업스토어에서도 오픈 1시간 만에 물건들이 다 나갔다고 들었다. 내부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화제성이었다”며 “모든 구단이 콜라보를 위해 전력투구 중이다. 아직 시장에는 수많은 인기 캐릭터가 남아있다. 한동안 이 트렌드는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을 내놨다.

 

팬들도 반사이익을 얻는다. 소비자의 화끈한 관심을 확인한 공급자들이 이대로 가만있지 않기 때문이다. 신선한 콜라보를 물색하고 새로운 굿즈를 개발함으로써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선순환이 예고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이창훈 IP 사업팀장은 “작년에 진행한 산리오 협업을 팬들이 정말 많이 좋아해주신 덕에, 연맹 내 IP 사업팀이 새로 생겨났다.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동력과 책임감도 함께 올라간다”고 미소 지었다.

 

K리그 산리오 캐릭터즈 성수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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