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의 위기다.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가 유례없는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단일 시즌 기준 팀 창단 최다인 7연패를 당했다.
사실상 최하위다. 대구는 21일 현재 승점 7(2승1무7패)로 11위에 위치하고 있다. 12위인 수원FC(승점 7·1승4무4패)와의 격차는 없다. 다득점에서 앞서 있지만, 수원보다 1경기를 더 치렀다.
롤러코스터다. 개막 3경기 무패로 활화산처럼 타오르다가 내리 7연패를 당했다. 지난달 8일 대전 하나시티즌전을 시작으로 지난 20일 전북 현대전까지 7경기를 모두 졌다. 단일 시즌 대구의 최다 연패이자 창단 두 번째 7연패다. 대구는 승강제가 도입되기 전인 2009년 10월11일부터 2010년 3월21일까지 7연패에 빠진 바 있다.
총체적 난국이다. 대구는 7연패를 당하는 동안 공격, 수비가 모두 무너진 모습이다. 7경기 실점은 14점으로 경기당 2실점을 허용했다. 반면 공격에서는 5골을 넣는데 그쳤다. 경기당 1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가장 큰 문제는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는 점이다. 연패 도중 감독을 교체하는 변화까지 단행했으나, 추락하는 롤러코스터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감독 사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냈다. 대구는 지난 13일 팀이 6연패에 놓이자 박창현 감독과 구단 상호 합의 하에 결별했다고 발표했다. 박 감독과의 동행은 딱 1년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성적 부진이 이유였다. 지난해 4월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부임 이후 정규리그 30경기에서 8승9무13패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11위에 그쳤다. 승강 플레이오프 위기를 마주하기도 했다. 가까스로 K리그1 잔류를 이뤄냈으나 올 시즌 초반도 공수 해법을 찾지 못하며 강등권인 11위까지 추락했다.
충격요법도 통하지 않았다. 지난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점유율에서 47-53%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슈팅에서는 9-18로 완전히 밀렸다. 수비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고, 공격에서도 날카로움을 보이지 못했다. 이날 전반에만 3골을 헌납하며 그대로 무너졌다. 서동원 감독 대행 체제로 플레잉코치 이용래와 베테랑 에드가를 선발로 내세우며 반전을 노렸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잠시 그리는 쉼표가 반갑다. 대구는 다음 달 3일 제주SK와의 경기 전까지 쉬어간다. 총체적인 위기를 다잡을 기회다. 부상자도 돌아온다. 에이스 세징야와 골키퍼 이승훈이 제주전에 맞춰 복귀를 준비한다. 대구 관계자는 “내전근 부상 세징야, 새끼 손가락 탈골 부상 오승훈 모두 1∼2주 정도면 회복할 수 있다”며 “제주전 출전에 문제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독 대행 체제에서 좋은 성적을 쓴 기억이 있다. 2016년 손현준 대행이 K리그1 승격을 이끌었고, 2020년 이병근 대행은 2년 연속 파이널A(1∼6위) 진출에 성공했다. 2022년 최원권 대행도 강등 위기를 막아내는 등 좋은 성적을 낸 사례가 많다. 대구의 6번째 임시 사령탑을 맡은 서 대행 역시 팀의 추락을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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