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남자골프 대표 스타, 김시우가 다잡은 우승 기회를 막판에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김시우는 21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 아일랜드의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파71)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 헤리티지(총상금 2000만달러·약 284억원)에서 최종 합계 12언더파 272타로 공동 8위를 기록했다.
맹렬했던 초반 페이스를 감안하면 미련이 남는 결과물이다. 첫날 3타를 줄이며 공동 21위로 출발한 그는 7언더파를 쓸어 담은 2라운드서 단숨에 공동 2위로 점프했다. 기세를 이은 3라운드도 5언더파의 준수한 성적으로 단독 선두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흥을 잇지 못했다. 깔끔한 마침표가 필요했던 이날, 통한의 부진을 마주했다. 전반을 보기 1개, 버디 1개로 마치며 타수를 줄이지 못한 그는 후반에 무너졌다. 10번, 12번 홀(이상 파4)에서 보기가 쏟아졌다.
14번 홀(파3)이 치명적이었다. 티샷이 벙커에 들어가며 모든 게 꼬였다. 세컨드 샷마저 벙커 턱에 걸리는 불운 속에 더블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16번 홀(파4)에서 버디를 하나 건졌지만, 이미 3오버파로 우승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버렸던 김시우다.

아쉬움이 짙게 깔리는 결과다. 김시우의 마지막 PGA 투어 우승은 2023년 1월 소니 오픈이다. 이날 약 2년 3개월 만에 투어 통산 5승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물거품이 돼버리며 고개를 떨궜다.
위안으로 삼을 건, 올 시즌 최고 성적을 써냈다는 점이다. 김시우는 올 시즌 앞선 11개 대회에서 톱10에도 오른 적이 없었다. 컷 통과만 7차례였고,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거둔 12위가 가장 높은 순위였다. 직전 2개 대회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는 연속 컷오프로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지만, 이번 대회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페덱스컵 랭킹도 60위에서 44위로 상승했다.
또 다른 한국 간판스타 임성재는 지난주 마스터스 공동 5위에 이어 2주 연속 톱10 진입을 겨냥했지만, 공동 11위(11언더파 273타)로 한 끗이 모자랐다. 아쉬움을 뒤로 한 임성재는 오는 24일 개막하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할 예정이다.

한편, 대회 우승은 세계랭킹 8위의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차지했다. 4라운드서 3타를 줄인 그는 나란히 최종 17언더파 267타를 찍은 앤드루 노백(미국)과 연장전을 벌였다. 그 혈투에서 6.5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짜릿한 우승을 맛봤다.
2022년 PGA 챔피언십 이후 긴 우승 갈증을 겪었던 토머스는 59경기 만에 트로피를 드는 감격을 맛봤다. 통산 16승과 함께 우승 상금 360만달러(약 51억원)까지 품에 안으며 재도약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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