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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의 책임감 담긴 기적의 끝내기… KIA 나성범 “미안함 컸던 시리즈, 최고의 결과 냈다”

입력 : 2025-04-17 22:16:33 수정 : 2025-04-17 22: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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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나성범이 끝내기 안타를 때린 후, 물세례를 받아 젖은 유니폼의 물을 짜내며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허행운 기자

 

부진과 패배 그리고 루징시리즈의 수렁, 한방에 씻어내는 시원한 안타였다.

 

프로야구 KIA의 주장, 나성범이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맞대결에서 결승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5-4 승리를 견인했다.

 

서사가 가득 담긴 나성범의 끝내기였다. 이날 KIA와 KT는 엎치락뒤치락 혈전을 펼쳤다. 양 팀 나란히 13안타씩을 뽑아내는 시소게임 양상. KIA는 0-3으로 밀리던 경기를 3-3 동점으로 맞춰뒀지만, 8회초 아쉬운 1점을 내주고 말았다. 8회말 상대 필승조 손동현에게 막혔고, 9회말에는 리그 세이브 1위인 국가대표 클로저 박영현이 등판했다. 시리즈 1승 후 2연패가 목전에 다가온 듯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그때 주인공이 등장했다. 대타 이우성과 박찬호, 홍종표 등이 연달은 안타와 볼넷으로 1사 만루 판을 깔고 나서 타석에 들어선 ‘캡틴’ 나성범이었다. 다만, KIA의 불안요소는 있었다. 나성범이 이번 시리즈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었다는 점. 이날 경기에서도 병살타를 포함해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치던 중이었다.

 

압박감을 이겼다. 나성범은 끈질긴 커트와 함께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끝내 외야 우측으로 뻗어가는 시원한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박영현에게 블론세이브를 안기는 한방, 팀의 축 처진 분위기를 털어버리는 한방이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나성범은 “솔직히 긴장되는 타석이었다. (홍)종표 타석에는 희생플라이만 나와서 일단 동점만 만들어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며 최소 연장을 확보한 채 편한 마음에 타석에 서고 싶었다는 진솔한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기어코 밥상은 그에게 다가왔고 그는 그 긴장감을 마주해야 했다.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뒤에 (최)형우 형도 있으니까 삼진 먹더라도 자신있게 돌리고 나오자는 마음으로 타석에 임했다”는 그였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최고의 결과물을 뽑았다. 그는 “공은 잘 보였는데 이상하게 파울이 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심플하게 하려고 했다”며 “박영현 선수가 국내에서도 직구가 제일 좋지 않나. 9개 구단 선수들 모두가 직구를 생각하고 들어갈 것이다. 나 또한 직구에 늦지만 말자는 생각이었다. 마지막에 체인지업을 예상하진 못했는데 그게 밀려들어왔다. 정확하게 맞추려고 했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 최고의 결과를 낸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개인의 부진 고리도 끊은 것은 물론, 최근 침체된 팀 입장에서도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값진 승리였다. 나성범은 “솔직히 시즌 하다보면 여러 일이 있다. 삼성 정도 타선도 얼마 전 노히트를 당하지 않나. 우리도 그렇다. 매일 잘 칠 수는 없지만, 오늘 같은 경기도 나오는 게 야구인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도 이번 시리즈 안타가 없고, 해결을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컸다. 감독님이 항상 편안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시는 덕에 자신감이 생긴다. 항상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주장으로서의 전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이 한 경기, 하나의 패배에 너무 많은 생각 가질 필요 없다. 어차피 어떤 1위 팀도 한 시즌이 50∼60패는 당한다. 미리 졌다고 생각하고, 나중에 다 이길 수 있는 거다. 긍정적인 메시지를 팀에 전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 경기가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묻는 질문이 날아오자 그는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이 분위기 그대로 내일부터 열리는 두산과의 시리즈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도록 하겠다”는 굳은 다짐을 띄워 보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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