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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아닌 마법사로 고척에 뜨는 헤이수스 “좋은 친구들 많지만… 야구장 안과 밖은 다르다”

입력 : 2025-04-18 07:00:00 수정 : 2025-04-17 20: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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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경기 전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허행운 기자

 

안방으로 쓰던 고척돔에서, 한솥밥을 먹던 친구들과 적으로 마주한다. 당연히 질 생각은 없다.

 

프로야구 KT의 외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특별한 등판을 앞뒀다.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친정팀’ 키움을 마주하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KBO리그로 건너와 키움 유니폼을 입었던 헤이수스가 한 시즌 동고동락했던 전 동료들을 막아세워야할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헤이수스는 지난해 30경기 13승11패, 178탈삼진 평균자책점 3.68(171⅓이닝 70자책점)을 기록했다. 탈삼진 리그 2위, 다승 공동 3위, 이닝 5위로 빛나는 준수한 성적표였다. 하지만 재계약에는 골인하지 못했다. 키움은 보류권을 풀며 헤이수스의 앞길을 터줬고, KT가 헤이수스에게 손을 내밀면서 흔치만은 않은 외인 이적이 성사됐다.

 

공교로운 상황이 예정에 없던 이번 대결을 성사시켰다는 점도 흥미롭다. 헤이수스가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9일 수원 NC전에서 3이닝(1실점)만 소화한 후, 허벅지 통증을 느끼면서 그의 등판 일정이 밀린 것.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은 헤이수스는 엔트리 말소 없이 1군과 동행하며 재정비했고, 늦지 않게 실전에 투입된다. 바로 그 복귀전이 때마침 키움전이 된 것이다. 이강철 KT 감독도 이 우연에 대해 “절대 표적 등판이 아니다”는 웃음기 섞인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KT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투구를 마치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KT위즈 제공

 

마법사로 고척 마운드에 서게 될 헤이수스. 사실 전초전은 이미 벌어진 바 있다. 지난달 10일 수원에서 열린 시범경기에서 한 차례 키움을 상대(3이닝 2실점)하긴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규시즌 맞대결인 만큼 기분도, 각오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첫 고척 등판이라는 상징성도 더해진다.

 

헤이수스는 “시즌이 시작되면 당연히 언젠가는 만날 것이라는 건 다들 알고 있지 않나. 일정 조정으로 만나게 됐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다”며 “당연히 키움에는 내 좋은 친구들이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우정은 야구장 밖에서의 일이다. 그라운드에서 상대로 마주쳤을 때는 타 팀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선수 대 선수로 싸워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오로지 승리만 바라볼 뿐이다. 그는 “다른 등판과 크게 다를 건 없다. 내가 가진 최선의 역량으로 승부하는 게 내 역할이다. 우리 팀 승리를 위해 마운드에서 최고의 공을 뿌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KT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마운드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KT위즈 제공

 

부상이 있었지만, 컨디션은 충분히 올라왔다. 그는 “병원 진단에서 시즌이 길기 때문에 며칠 쉬는 시간을 갖는 게 낫다고 들었다. 덕분에 휴식을 취하면서 몸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실 이강철 감독은 헤이수스의 등판을 더 미룰 생각도 했지만, 본인이 손사래를 쳤다. 헤이수스는 “원래 오래 쉬는 걸 선호하는 성격이 아니다. 적어도 5, 6일에 한 번은 나가서 피칭을 해야 하는 스타일이다. 간격이 길어지면 리듬도 깨지고 처음부터 다시 쌓아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오랜 휴식은 필요 없다”고 힘줘 말했다.

 

시즌 초의 좋은 흐름을 이어갈 일만 남았다. 헤이수스는 “선수라면 최선의 퍼포먼스로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게 숙명이다. 다행히 시즌 초반 페이스가 잘 나오고 있다”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타자와의 공격적인 승부, 적극적인 스트라이크 존 공략이 잘 통하고 있다. 이 기운 그대로 매 등판 최선을 다해 피칭할 것”이라는 굳은 다짐을 띄워 보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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