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김혜성만 있는 게 아니다. 배지환(피츠버그 파이리츠)도 여느 때보다 뜨거운 2025시즌을 준비한다.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를 누비는 배지환의 방망이가 날카롭다. 5일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레콤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맞대결에 1번 타자 및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1회말 첫 타석부터 3루수 키를 살짝 넘는 행운의 안타로 시작한 배지환은 3회말에 폭발했다. 상대 선발 퀸 프리스터의 시속 149㎞ 싱커를 공략해 중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시범경기 마수걸이 홈런을 장식했다. 커리어 전체로도 시범경기 홈런은 처음이었다. 그 기세 그대로 5회말에 3안타 경기를 물들이며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시범경기 타율은 0.545(11타수 6안타)에 달한다. 아직 표본이 많이 쌓이지 않았다 해도,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는 성적표다. 첫 3경기 모두 안타를 뽑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해 이날 화끈한 폭발력까지 자랑하는 등 타격 능력을 유감없이 뽐내는 중이다.
2025시즌을 향한 간절함이 엿보이는 출발이다. 대구중-경북고를 거쳐 2018년 피츠버그와 계약하며 곧장 미국으로 건너간 배지환은 꿈에 그리던 빅리거 타이틀을 위해 무던히 고생했다.
싱글A부터 단계를 밟아 2022시즌 트리플A에서 타율 0.289(419타수 121안타) 8홈런 53타점 등으로 가능성을 보인 끝에, 그해 9월 2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감격의 MLB 데뷔를 알렸다. 2023시즌에는 111경기 타율 0.231(334타수 77안타) 24도루 등을 남기며 한 단계 성장을 일궜다.
기세를 잇지 못했다. 끝없는 부상 행렬이 그를 괴롭혔다. 지난해 스프링캠프부터 왼쪽 고관절 부상을 당해 부상자 명단에 올라 시즌을 시작했다. 어렵사리 발을 떼봤지만 시즌 중 우측 손목 부상까지 겹쳤다. 잇따른 이탈 속에 경기력도 마음만큼 올라오지 않았고, 결국 팀 내 입지도 좁아졌다. 지난해 빅리그 29경기 출전, 타율 0.189(74타수 14안타)에 그친 배경이다.
올해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내외야 병행이 가능한 그는 올해 외야에 방점을 찍고 시즌을 준비한다. 하지만 현재 피츠버그 외야 주전은 탄탄하다. 데릭 쉘튼 감독은 이미 좌익수 토미 팸-중견수 오닐 크루즈-우익수 브라이언 레이놀즈로 외야 구상을 끝낸 상황. 현실적으로 팀의 4번째 외야수를 노려야 한다.
장점을 살려야 한다. 배지환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남다른 콘택트 능력을 보였다. 트리플A에서도 통산 183경기 타율 0.310(697타수 216안타) 16홈런 95타점 등으로 준수한 수치를 남겼다. 다만, 문제는 빅리그 적응이다. 수준 높은 투수들을 상대로 좋은 선구안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5할 맹타로 빛나는 이번 시범경기 페이스가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라온 타격감에 이미 정평이 난 빠른 발과 내외야를 오가는 수비 유틸리티 그리고 투지가 빛나는 허슬 플레이까지 더한다면, 첫 번째 목표인 개막 엔트리 진입도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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