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인 가수임에도 일본과 대만 등 글로벌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데뷔 1주년을 넘긴 싱어송라이터 규빈은 데뷔하자마자 가수 인생의 꽃을 한껏 피우기 시작했다. 아티스트로서 누구보다 빠르게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 규빈은 성장의 결과물을 첫 미니앨범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규빈이 26일 발매한 미니앨범 ‘플라워링(Flowering)’은 10대 소녀에서 성숙한 아티스트로 나아가는 규빈의 성장을 여실히 보여주는 앨범이다. 순수한 첫사랑의 설렘과 감정을 규빈만의 감성으로 풀어냈다. 첫사랑의 감정이 꽃처럼 피어나는 과정을 아름답게 표현한 앨범이다.
컴백을 앞둔 지난 24일 스포츠월드와 만난 규빈은 “앨범에 있는 곡들이 다 제 자식 같은 느낌이다. 5명의 자식을 세상에 내보내는 느낌”이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타이틀곡은 밴드 기반의 일렉트로 팝 록 장르의 ‘라이크 유 백(LIKE U 100)’이다. 데뷔곡 ‘리얼리 라이크 유(Really Like You)’와 ‘새틀라이트(satellite)’ 이후 3번째 활동 곡이다. 규빈은 “데뷔곡은 긴장이 50% 이상은 차지했다. ‘새틀라이트’는 보컬적으로도 그렇고 굉장히 도전적인 노래였다. 새로운 장르와 시도였기 때문에 그 노래가 있었기에 지금의 앨범이 만들어졌다”고 지난 활동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라이크 유 백(LIKE U 100)’과 데뷔곡 ‘리얼리 라이크 유(Really Like You)’와의 연관성도 설명했다. ‘리얼리 라이크 유(Really Like You)’는 “짝사랑하는 남자한테 수줍고 때로는 당찬 느낌으로 고백을 하는 느낌”이었다면 ‘라이크 유 백(LIKE U 100)’은 “썸을 타고 있는 상태에서 남자가 좋다고 했을 때 ‘그래 나도 좋다고 말해줄게’ 하는 시크한 무드가 담겼다”는 것이다. 규빈은 “더 도도하고 당찬 느낌”이라며 “그래서 노래 자체가 통기타보다는 일렉트릭 기타와 어울린다”고 덧붙였다.
규빈은 “연습하면서도 너무 재미있었다. 사실 한 곡만 준비해도 쉽지 않았다는 것을 데뷔 때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내가 작사·작곡에 참여한 5곡으로 준비를 해야 했을 때 ‘과연 잘 될까’ 걱정이 많았다”면서도 “그런데 너무 신기할 정도로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흘러갔다. 제가 많은 애정과 노력을 쏟아부은 것도 있지만 저희 스태프들이 잘 도와주고 손발이 척척 맞았던 것 같다”고 팀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번 앨범을 두고 규빈은 “제 10대의 모습을 온전히 담았다“고 정의했다. 그는 “작사할 때 제가 옛날에 썼던 일기장을 많이 꺼내봤다. ‘내가 이때 이런 말과 생각을 했었구나’ 하고 놀란 면도 있었다. 과거로 돌아가서 추억을 끌고 와서 가사에 없던 구절을 녹여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깊은 사랑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애절한 발라드를 넣을 수 없었다. 그건 어쩔 수 없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사랑의 표현을 최대한으로 담아낸 것 같다”고 덧붙여 웃음을 불렀다.
이번 앨범에서 규빈은 6곡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규빈은 “어릴 때부터 해외 팝 가수들이 하는 걸 보고 해보고 싶었던 ‘송세션’을 약 3주에 걸쳐서 참여했다. 유명하고 잘하는 작가님들 사이에서 처음에는 움츠러들고 긴장도 많이 됐다. 멜로디를 뱉어내는 행위 자체가 부끄럽기도 하고 잘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런데 점점 하다 보니까 빠져들어서 학교 끝나자마자 교복도 안 갈아입고 송세션으로 달려가서 몇 주 동안 새벽까지 음악 작업을 했다”며 “너무 행복했고 또 다시 하라고 하면 몇백 번이나 다시 하고 싶을 만큼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노래에 대한 애정도가 달라지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컴백 활동을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다음 곡 작업도 벌써 계획하고 있다. 규빈은 “그저께와 어제 해외 작가님들이랑 다음 노래를 준비하기 위해 또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며 멈추지 않는 음악적 욕심을 드러냈다.
데뷔한 해에 벌써부터 비행기를 타고 해외를 돌아다니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규빈이다. 일본과 대만, 홍콩을 옮겨다니며 각종 해외 공연과 페스티벌 일정을 소화했다. 연말엔 K-팝 솔로 아티스트 최초로 일본 연말 대표 축제 ‘카운트다운 재팬(CDJ) 24/25’ 라인업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규빈은 “제가 비행기 타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저 빼고 다들 너무 힘들어하시더라”라고 웃었다. 이어 “비행기 타는 행위 자체가 너무 좋아서 공항 갈 때마다 신났다. 그리고 각 나라마다의 반응과 호응이 얼마나 다른지도 체감했다. 그래서 국가마다 어떻게 노래를 하고 퍼포먼스를 해야겠다는 감도 생긴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노래를 따라부는 관객의 목소리를 무대 위에서 들을 때마다 감동적이고 행복하다는 규빈은 “노래를 만들 때마다 그 순간들이 떠오른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아직 그렇게 많은 무대에 선 것도 아니고 콘서트를 해본 적도 없는데 너무 큰 동기부여가 된다. 내 콘서트를 하게 되면 어떤 감정을 갖게 될지 (기대된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오는 5월 마카오에서 팬콘서트를 연다는 규빈은 “거기는 정말 제 팬들만 오는 곳이지 않나. 내 노래를 들으러 돈까지 지불해서 오시는 분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때 감정도 색다를 것 같다”고 기대했다.
지난해 누구보다 바빴지만 올해는 더 바쁘고 싶다는 의지를 다졌다. 규빈은 “작년에는 모든 게 새롭고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다면 올해도 물론 처음 해보는 게 많을 테지만 경험했던 걸 토대로 좀 더 성장한 마인드로 저라는 사람을 더 많이 알리고 싶다. 해외가 됐든 국내가 됐든”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이어 “그래도 이번 앨범으로는 국내 10대 친구들을 타깃으로 많이 끌어당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제가 10대의 스토리를 이 앨범 안에 넣었기 때문에 10대의 마음을 가지고 오는 데 성공한다면 내 의도가 먹힌 거니까 그것만큼 뿌듯한 건 없을 것 같다”고 바랐다.
지난달 17일 데뷔 1주년을 맞았다. 당시 1주년 기념으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켜서 팬들과 소통했다고 밝힌 규빈은 “태국이나 브라질 등 정말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댓글을 달아주고 소통하는데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이번 앨범을 더 열심히 준비해서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게끔 규빈이라는 가수의 존재를 계속 알려야겠다는 생각도 했고 언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해외 공연을 돌면서 중국어나 일본어, 광둥어 등의 노래를 했었다는 규빈은 “현지 팬들이 너무 좋아해 주셨다. 그래서 앞으로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현지 노래 한 곡은 무조건 소화해낼 수 있을 만큼의 언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규빈은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최근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곧 중국어도 연습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규빈은 인터뷰 자리에서 일본어 구절이 한줄씩 빽빽히 써진 노트를 즉석으로 꺼내 보여주기도 했다. 하나씩 마련한 일본어와 중국어, 광둥어 노트를 해외에 방문하기 전에 꼭 들여다보며 언어 공부를 한다고.

지난해 1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데뷔해 바쁜 연예계 생활을 보내고 있는 규빈이다. 예기치 못한 순간의 연속인 연예계에 몸 담으면서 인간 규빈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던 규빈은 “무대 위 규빈이 집에 오면 부모님의 딸 규빈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순간들이 꽤 있었다”고 돌아봤다. 부모님이 밥 먹으라고 하는 소리도 안 들릴 정도로 음악 방송을 본다든가 무대 위에서 실수를 했을 때 그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순간들이다.
규빈은 “그럴수록 제 주변 사람들한테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하지 않나. 당시에는 그게 너무 미숙했다 보니까 조절하는 게 너무 어려웠다. 내 속은 그게 아닌데 자꾸 너무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다 보니까 진짜 내가 있어야 할 공간에서 내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럴 때마다 ‘내가 왜 이러지’ 하고 자책할 때도 있었다. 아무리 내가 가수라는 캐릭터에 쏟아붓는 정성과 시간이 많을지언정 내 진짜 모습을 잃어버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심고 있다. 부모님도 도움을 많이 주신다”고 털어놨다. 처음엔 그러한 노력이 어려웠지만 이제는 가수로서의 모습과 자신의 진짜 모습을 무리없이 분리하고 있다고 밝힌 규빈은 “그만큼 심리적으로 좀 안정된 것 같다”고 웃었다.
스트레스 해소법은 어떤지 묻자 규빈은 “활동 기간이 아닐 때는 맛있는 걸 먹는다. 제가 디저트를 너무 좋아해서 엄마랑 같이 빵집 투어 같은 걸로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한다. 가족이랑 시간 보내는 것에서 힐링을 많이 얻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컴백 준비로 바쁜 최근에는 밤을 지새는 날이 많아 푹 자는 것만으로도 해소가 된다고.
지난해 프로야구 LG트윈스의 홈 경기 때 시구와 국가 제창을 했던 규빈은 “의도치 않게 LG의 영원한 팬이 됐다”고 웃었다. 방문했던 두 번 모두 LG가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정말 그것 때문에 LG의 팬이 된 것인지 묻자 고개를 끄덕이며 “팬이 됐다”고 기분 좋은 웃음을 보였다.
규빈은 “LG 팬분들 중에서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선수분들께 굉장히 감사해하고 있다. 올해도 제발”이라며 “공 던지는 연습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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