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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이제 뉴노멀 [나혼자 ‘계속’ 산다]

입력 : 2025-01-20 18:15:00 수정 : 2025-01-20 17: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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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을 마친 졸업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결혼율·출산율 감소가 사회 문제로 대두한 지 오래다.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41.5%가 ‘결혼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응답했다. ‘하지 말아야 한다’(3.3%)를 포함하면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결혼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특히 ‘결혼은 필수’라는 인식은 20대의 경우 39.7%에 그쳤다. 1인 가구는 대한민국의 뉴노멀로 자리잡았고 이젠 비혼출산 등 가정의 새로운 형태까지 나타나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배우 구성환. MBC 제공.

◆1인 가구 증가의 이유…미혼율 급상승

 

 지난해 9월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특별추계(시·도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2년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34.1%(738만9000가구)로 집계됐고 2052년에 이르면 41.3%(962만 가구)로 7.2%p(223만1000가구) 증가할 전망이다. 그런데 이미 2024년 1인 가구 수가 역대 최대치로 780만 가구를 넘어섰다. 전체 가구의 35%로 이 추세라면 전망보다 훨씬 앞서 40%대를 넘긴다. 실제 홀로 거주하지 않는 이들까지 포함한 주민등록상 1인 가구수로 보면 무려 993만5600세대에 이른다.

 

 1인 가구는 혼자 사는 청년부터 이혼, 사별로 인한 독거노인 등 다양한 이유로 형성된다. 7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으며 30대 이하가 뒤를 잇는다. 최근 주목할 만한 변화는 청년 1인 가구의 증가다. 

 

 통계개발원의 ‘우리나라 청년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에 의하며 2020년 청년세대(19∼34세) 기준 81.5%가 미혼으로 나타났다. 남자는 86.1%, 여자는 76.8%의 청년이 혼인하지 않은 상태였다. 미혼율이 가장 급격하게 증가한 연령대는 30∼34세였다. 미혼율이 56.3%로 20년 전(18.7%)의 무려 3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5년이 지난 현재는 더욱 증가했음이 자명하다. 2024년 초혼건수는 2015년(23만8000건)보다 37.2% 감소한 14만9000건에 그쳤다.

 

 결혼하지 않는 이유의 1위는 ‘결혼 자금 부족’(31.3%)이다. 미혼 여성의 경우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9.1%), ‘출산과 양육이 부담’(14.4%), ‘결혼 생활과 일을 동시에 잘하기 어려움’(10.8%) 등 결혼 이후 짊어져야 할 역할에 관해서도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뉴시스 제공.

 출산에 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문가비, 사유리 등 결혼 없이 출산하는 여성들이 그 예다. 국민의 37.2%가 ‘결혼 안 해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응답했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는 비중도 67.4%에 달한다. 취업, 결혼,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청년 정책의 혜택을 받는 ‘청년 나이’ 상향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년 나이를 늘려야 실질적인 수혜자가 늘고 사회적 변화에 부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시는 이미 청년 월세 특별지원 대상을 5세 연장해 39세까지 늘리기로 했다.

 

◆비혼 장려금부터 캥거루족까지…사회에 부는 신(新)풍속도

 

 일상을 넘어 ‘미혼 라이프’를 공유하는 크리에이터도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사례가 ‘혼자서도 잘 사는 걸 어떡합니까’의 저자이자 인기 유튜버 신아로미다. 신 씨의 책은 출간 이후 국내 주요 베스트 셀러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신 씨는 “결혼하지 않은 것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성과다. 한 번도 좋은 아내, 엄마가 되고 나의 가정을 꾸리는 게 인생 최대 목표였던 적이 없다”며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고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게 만족스럽다”고 독신의 삶에 만족감을 표했다.

 

 대기업들은 ‘비혼 장려금’도 신설하고 있다. SK증권은 결혼축하금 100만원과 유급휴가 5일을 40세 이상, 근속 기간이 5년 이상인 비혼 선언 직원에게도 동일하게 지급 중이다. KB증권 역시 비혼 선언을 한 만 40세 이상 직원에게 100만원을 지급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도 만 38세 이상 비혼 선언 직원을 대상으로 기본급 100%와 특별 유급휴가 5일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런 사회상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전민경 MBC에브리원 PD는 “(1인 가구와 비혼 등)개인의 잘못이라 탓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젠 하나의 현상이 될 만큼 다수가 속한다면 공감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견해를 밝혔다.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서 한 어르신이 방 안에서 TV를 보고 있다. 뉴시스 제공.

◆1인 가구 시대의 후유증 고민해야

 

 사회적 변화가 대세라고 해도 전통적인 형태의 가족해체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저소득층 1인 가구의 빈곤율 상승, 경제적 문제로 인한 범죄 발생, 정신건강 케어를 비롯한 복지로 인한 재정부담 증가 등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결국 고독사 문제로 귀결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내의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고 선별적 생활비 및 건강관리 지원, 고독사 예방 시스템 확립 등 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모두가 공감하게 된 1인 가구 시대가 도래한 만큼 이제 그 후유증을 담론화하는 일이 필수가 됐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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