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음주 상태로 교통사고를 낸 후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트로트 가수 김호중에게 징역 3년6개월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3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김호중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김호중에 대해 징역 3년6개월을 구형했다. 또 이광득 전 생각엔터테인먼트(현 아트엠앤씨) 대표와 본부장 전씨에 대해 각각 징역 3년, 그의 매니저 장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범행의 과실이 중하고, 피고인들이 조직적으로 사법방해를 한 점을 강조했다.
김호중은 최후진술에서 “가장 먼저 이번 일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께 사죄의 마음을 담아 죄송하고 반성한다는 글을 꼭 전해드리고 싶다. 그날의 제 선택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치소 안에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옆에 있는 형(이 전 대표 등)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고 얘기하고 싶다”며 “열 번 잘하는 삶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고 정진하겠다. 정신 차리고 똑바로 살겠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김호중 측 변호인은 김호중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관대한 판결을 내려주길 요청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널리 알려진 연예인이자 공인으로서 본건 수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대중들과 여론으로부터 가혹하고 무거운 처벌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피고인에게 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최대한 관대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보석을 허가해달라고도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오래 전부터 앓아온 발목 통증이 악화돼 극심한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수술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려했으나 살인적인 스케줄로 인해 수술을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처방을 받아 약물을 복용하며 버티다 마약류로 분류돼 구치소 반입 불가로 이마저 복용 못하고 있다. 발목 통증을 겪으며 수감생활을 이어갔다”며 “정기적으로 상담 및 진료를 받는 주치의 진단서에 따르면 피고인은 발목인대 불안정성으로 보행 시 통증이 있는 상태다. 수술 시기가 늦어지면 관절염 진행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초범이고 상습범이 아니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대중에 잘 알려진 연예인으로서 주거가 분명하고 도망할 이유가 없다”고 보석 허가를 요청했다.
최 판사는 김호중 등에 대한 변론을 종결한 후 1심 선고기일을 오는 11월13일 오전으로 지정했다.
앞서 김호중은 지난 5월9일 오후 11시 44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 도로에 있는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그의 매니저 장씨가 허위 자수하며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이 일기도 했다. 잠적 후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해 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김호중은 지난 8월19일 열린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면서도 사고 피해자와 합의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후 21일 최 판사에게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청구했다. 보석은 법원이 정한 보증금을 납부하고, 재판 출석을 약속하는 등 조건으로 피고인을 석방하는 제도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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