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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공연] 정일우→최선우, ‘거미여인의 키스’ N차 관람 부르는 이유

입력 : 2024-02-03 08:44:00 수정 : 2024-02-02 23:3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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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여인의 키스’가 ‘N차 관람’을 부르는 배우들의 매력을 공개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그린씨어터에서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박제영 연출) 프레스콜과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몰리나 역의 전박찬·이율·정일우, 발렌틴 역의 박정복·최석진·차선우가 참석했다.

 

거미여인의 키스는 감옥을 무대로 냉철한 반정부주의자 발렌틴과 자신을 여자라 믿는 감성주의자 몰리나가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 속에서 피어나는 이해와 사랑을 그린다. 작품은 1976년 출간된 아르헨티나 작가 마누엘 푸이그(1932∼1990)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2017년 3번째 시즌 이후 6년 만이다.

 

이하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한 캐릭터를 각 세 명의 배우가 연기한다. 각자 캐릭터를 만들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썼나.

 

“캐릭터가 쉽지 않게 다가왔다. 성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인 트렌스젠더 역할이다. 객석에 언제나 당사자가 앉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캐릭터에 접근했다.”(전박찬)

 

“연출님의 방향에 맞추려 했다. 발랄하게 하려고 했다. 2인극이라 상대방 호흡을 염두해뒀다.”(이율)

 

“유약하면서 섬세한 부분을 잘 살려보려고 했다. 제가 잡은 몰리나는 ‘유리알처럼 건들면 깨질 것 같은, 약해보이면서도 마음에 솔직한’ 캐릭터다. 몰리나에게 사랑이라는 주제가 굉장히 중요하다. ‘깊이를 어떻게 표현할까’를 고민하며 연기했다. 섬세한 친구이기 때문에 앉아있을 때, 걸을 때, 손동작 등 모든 것에서 여성스럽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사실 지금 이렇게 의상과 분장을 하고 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니까 어색한데(웃음). 인위적으로 목소리를 하려고 하진 않았고. 어떤 톤의 어떤 목소리를 내는게 좋을까 고민을 했다.”(정일우)

 

“한다고 결정 후 ‘지난 시즌보다 무엇을 더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행복했다. 크게 다른 건 없다. 어떤 걸 매력적으로, 나만의 무엇을 만들기 보다는 저희 발렌틴 역 세 명이 텍스트를 공유하고 토론을 많이 공유하면서 인물이 어떻게 가고 싶은가를 중점을 뒀다.”(박정복)

 

“이 대본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 표현할 것들을 중점적으로 표현하려 했다. 두 발렌틴에게 너무 좋은 점들이 많아서, 이들의 것을 잘 섞기만 하면 됐던 과정이었다.”(최석진)

 

“연극이 처음이라 쉽지 않았는데 형들 덕분에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정복이 형이랑 석진이 형이 연습하는걸 보면서 많이 흡수하려고 했다. 하다보니 욕심이 나더라. 어떻게 나만의 것을 끌어낼 수 있을까. 공연이 끝날 때까지 못찾을 수 있을 거 같긴 한데(웃음) 열심히 공연을 하겠다.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되어서 하루하루 열심히 하고 있다.”(차선우)

 

-지난해 5월 뇌경색으로 잠깐 무대를 떠났던 최석진의 복귀작이다.

 

“무대 서지 못하겠단 생각도 했다. 그런데 대본을 보면서 발렌틴이 겪는 어려움이 저의 모습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더라. 무대에서 좀 더 표현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겁내지 말고 시작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접근했다.”

 

-현재 건강상태는 어떤지.

 

“뇌경색은 완치 개념이 없다. 약을 꾸준히 먹고 있고, 재활도 꾸준히 하고 있다. 무대에 설 때 제일 무서웠던 게 있다. 제 무대를 예술 자체가 아니라, ‘아팠던 거 치고는 괜찮네’라고 포용하는 마음으로 보면 마음이 아플 거 같았다. 그렇게 느끼지 않도록 이 악물고 더 열심히 준비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준비할 거다.”

 

-정일우가 몰리나 역이라 더 놀랍다. 섭외 과정이 궁금하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꼭 해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사실 저도 대본을 읽으면서 발렌틴이 더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오랜만에 연극에 복귀할 때에 어떤 캐릭터를 하면 좋을까’를 생각하니 몰리나에 욕심이 났다. 몰리나는 저에게도 도전이었고, 쉽지 않은 여정이었고, 아직도 쉽지 않다. 형들과 연출님이 도와주셔서 감사히도 공연을 올리고 있다. 관객과의 소통, 긴장감이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한 작품을 서른번 넘게 반복하다보면 더 큰 매력을 알게 되더라. 평생 연극 무대에 서고 싶단 바람이 있다.”

 

-박제영 연출은 어떻게 정일우 캐스팅을 생각했나.

 

“피디님을 통해 캐스팅 전달을 받았다. ‘만세’를 외쳤다. 정말 좋았다. 정일우는 열정이 정말 대단한 배우다. 새벽에도 통화를 많이 했고, 본인이 읽은 논문 등도 공유를 많이 했다. 그런 부분을 보고 캐스팅이 정말 잘 됐다 싶더라.”

 

-N차 관람이 많은 작품이기도 하다. 가장 최애 장면은 무엇인지.

 

“2막 2장. 다이나믹 하다. 이번 시즌 중 가장 재밌게 하고 있다. 되게 두 사람이 친해졌다고 생각하는 시기에 두 사람이 멀어지고 그걸 통해 이 사람들이 단단해지는 사건들이 있는데, 극장와서 보시면 재밌을 것이다”(박정복)

 

“스포일러가 될 거 같다(웃음). 마지막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 직접 와서 보시길 바란다.”(최석진)

 

“후반부에 몰리나가 정말 깊이 숨겨둔 이야기를 쏟아내는 장면이 있다. 그걸 발렌틴으로서 듣고 있으니 마음도 아프고 후회스러운 마음이 드는 장면이 있더라. 저 역시 형님들의 말처럼 직접 와서 한 번 봐주셨으면 한다.”(차선우)

 

“2막 2장이다. 몰리나가 유일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본심을 이야기 하는 장면이다. 감정이입이 많이 된다.”(이율)

 

“저도 그렇다. 두 사람이 하루 저녁을 보내고 서로 느낀 것을 이야기 하다가 ‘안전’하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남성은 살면서 어두운 길을 가다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여성과 트렌스젠더에겐 그렇지 않더라. 이번 대본에는 그 부분이 있어서 좋다. 이 장면을 책임질 수 있을까,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됐는데 다행히 이 장면의 의미를 읽어내주시는게 관객이 있다. 좋은 선택이었다 싶다.”(전박찬)

 

“저 역시 당연히 2막이다. 1막에서 또 찾아보자면 몰리나 대사에서 와닿는 부분이 있다. ‘나는 내가 슬프다고 느끼면 울 거야’라는 대사다. 그게 크게 와닿았다. 자신의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그것을 덤덤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인 게 부럽더라. 아무래도 어쩔 때는 가면을 쓰기도 하고 저 자체가 내성적인 부분이 있어서 드러내질 못하는데, 몰리나의 솔직함을 접하고 이 장면이 좋더라.”(정일우)

 

-정일우는 2019년 ‘엘리펀트 송’에 이후 5년 만에 연극 복귀다. 소감은?

 

“무대 올라오기 전까지 대본을 본다. 집중해서 연기하려 노력하고 있다. 21일 개막해 아직 초반부라 항상 긴장된 상태를 놓을 수가 없는 거 같다. 아마 막공까지 그럴 것 같다. 두 달 이상 연습을 하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질 때도 있는데, 처음 보시는 분이 계시기에 매번 최선을 다해서 표현하려 한다. 이 작품의 매력은 감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두 인물의 감정이 섬세하게 펼쳐진 다는 것이다. 그래서 배우에겐 어렵기도 하다. 어떻게 해야 관객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배우마다 캐릭터가 다르기에 저만의 몰리나를 표현하려 고심중이다.”

 

-몰리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금 더 자유롭게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너무 자신을 가두지 말고, 조금 더 당당히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정일우)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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