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동물농장’ 시청자 게시판이 난리가 났다. MC인 신동엽의 하차를 요구하는 이들이 몰려든 것. 이들의 이유는 간단하다. 신동엽이 넷플릭스 ‘성+인물: 일본편’ 출연이 실망스럽다는 거다. 사람들은 무엇에 이리도 단단히 화가 난 것일까.
◆논란의 핵심…AV배우 인터뷰
일단 ‘성+인물’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프로그램인 ‘성+인물’은 미지의 세계였던 성과 성인 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토크 버라이어티쇼다. 30여 분의 미드폼 예능으로 총 6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과는 다른 일본의 특징적인 성 문화를 이야기하는 약 30명의 인물들이 출연한다. 이 과정에서 MC 신동엽과 성시경은 성인용품점과 성인 VR방, 호스트바를 찾아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다.
이 중 국내에선 불법인 일본의 AV(Adult Video·실제 성행위를 포함한 성인 비디오) 배우들이 출연해 인터뷰한 부분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배우들은 “하기 싫으면 싫다고 거부할 수 있는 환경”, “성욕 충족을 도와주는 직업이다”, “남자 배우가 대본에 없는 행위를 하거나 멋대로 구는 경우는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신동엽의 하차가 정의이냐?”…직접 들어본 목소리
‘19금 개그’의 달인으로 불리던 신동엽의 캐스팅은 놀라운 소식이 아니었다. 더구나 ‘성+인물’은 유료 플랫폼 가입자 중 성인 인증을 마친 이들의 선택적 소비로 시청되어 진다.
방송을 보면서도 AV 산업 속 성착취 등 어두운 면을 놓친 것은 제작진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했다. 기획부터 마지막 편집을 통해 프로그램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것은 결국 제작진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었다. 2040 여성은 이번 이슈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문화를 소개하는 맥락에서 재밌게 봤다. 어떤 이유에서 불편하게 느껴지는지 알겠으나 ‘동물농장’과 ‘성+인물’은 프로그램 성격과 목적이 다르다. 때문에 신동엽에게 하차를 하라고 하는 것은 과하다고 느껴진다. ‘성+인물’은 여성은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는 게 없다. ‘우리와 다른’ 문화에 대해 인터뷰를 한다. 이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더라. 개인적으로 ‘저럴 수도 있구나’라는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경험이었다. 예능으로 좋게 봤다.” (30대 A씨)
“‘성+인물’이 그저 제 취향이 아니여서 안 봤다. 다만 실망한 사람들의 반응은 공감한다. 사람들에게 ‘동물농장’은 내 아이와 내 부모가 함께 보는 프로그램이다. 신동엽 스스로 타 프로그램에서 ‘동물농장 아저씨’라고 말하면서, AV배우랑 인터뷰를 했다는 것은 저에겐 충격이다. 마치 불륜녀 역할으로 인기를 얻은 배우가 부부상담 클리닉 광고를 찍은 느낌이다. 매체들 속 19금 개그를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이번 논란이 불씨가 된 것 같단 생각이 든다.” (20대 B씨)
“논란이 안타깝다. 신동엽이 하차를 하는 게 진짜 그들이 원하는 것이고 문제의 본질인가. 하차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목소리를 잘 들여다봐야 한다. 그들에겐 이 콘텐츠가 문제인 것이지, 신동엽이 ‘동물농장’을 하차한들 뭐가 달라지나. 그럼 발라드를 부르는 성시경도 이제 멜로 드라마 OST를 부르면 안 되는 것인가. 이들은 마치 신동엽이 하차를 하면 정의가 실현되고 올바른 소비를 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 같다. 대상을 탓하기 전에 소비자 스스로 능동적 소비 태도를 돌아봐야 한다.” (40대 C씨)
‘성+인물’을 만든 정효민 PD와 김인식 PD는 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공식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미 예정돼 있던 인터뷰 일정으로, 연기나 취소 없이 이번 논란에 대해 언급할 예정이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넷플릭스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