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만났다. 그것도 대구에서.
프로야구 두산 이승엽 감독은 25~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 감독은 현역 시절 삼성의 슈퍼스타였다. 올해 두산의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25일 처음으로 라이온즈파크를 찾았다(25일 경기 우천 취소).
26일 맞대결을 앞두고 삼성 구자욱에게 시선이 쏠렸다. 구자욱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이승엽 감독과 삼성에서 함께 뛰었다.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뿌리내렸다.
구자욱은 “어제(25일) 실내연습장에서 이승엽 감독님께 잠깐 인사드렸다. ‘다치지 말고 잘해라’라고 격려해주셨다”며 “오랜만에 봬서 조금 어색했다. 감독님이 되셔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선배님’이라 부를 뻔했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유니폼 입으신 모습을 보니 멋있었다. 멋지다고 말씀드렸다”며 “다시 야구장으로 돌아오셔서 기쁘다. 야구 팬분들도 다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에서 코치를 거쳐 2017~2019년 감독으로 지낸 김한수 현 두산 수석코치와도 오랜만에 재회했다. 구자욱은 “신인 시절부터 지도해주시고 야구를 많이 가르쳐주셨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며 “스승이신 김한수 전 감독님, 영웅이신 이승엽 감독님을 봬서 기분 좋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오가 남다르진 않다. 구자욱은 “솔직히 다른 경기와 똑같은 게임이라 생각한다. 특별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며 “선수라면 항상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갖는다. 그저 경기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삼성라이온즈인데 상대 팀 감독님, 코치님 얘기를 하니 좀 그렇다. 승리는 우리 박진만 감독님께 안겨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어릴 때부터 삼성 팬으로 유명했던 삼성의 토종 선발 에이스 원태인도 입을 열었다. 원태인은 “이승엽 감독님께서 두산 유니폼을 입으셨다는 게 조금 신기하면서도 어색하다”며 “삼성 팬이라면 누구나 감독님을 좋아했을 것이다. 감독님을 보며 꿈을 키웠다”고 미소 지었다.
이승엽 감독은 “구자욱이 잘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좋다. 구자욱은 삼성, 나는 두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원태인은 삼성의 얼굴이다. 앞으로도 열심히 했으면 한다”고 덕담을 전했다.
대구=최원영 기자 yeong@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