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수로 위용을 떨치는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의 방망이가 뜨거워진다.
오타니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2023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5-2 승리를 견인했다.
1회초 첫 타석부터 폭발했다. 무사 2루 득점권 찬스에서 상대 선발 클라크 슈미트에 맞섰다. 2B0S로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고 3구째 복판에 몰린 시속 88.7마일 스위퍼를 놓치지 않았다. 시원하게 잡아당긴 타구는 경기장 우측 담장을 가볍게 넘었다. 지난 10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 이후 9일, 7경기 만에 나온 홈런으로 시즌 4호포를 장식했다.
흥이 오른 오타니는 5회초 3번째 타석에서 포수 타격 방해로 출루하더니 2루 도루까지 보여줬다. 지난해 7월 27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이후 266일 만에 나온 오타니의 도루 성공이다. 전날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는 도루 실패를 한 차례 기록한 바 있다.
오타니의 시즌 타율은 정확히 3할로 복귀했다. 아메리칸리그 홈런 레이스에서도 1위 라파엘 데버스(보스턴·7개), 2위 라이언 마운트캐슬(볼티모어·6개) 등과 격차를 줄이는 등 3시즌 연속 30홈런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오타니의 시즌 출발은 타석보다 마운드에서 더 돋보였다. 4경기 선발로 나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86이라는 어마무시한 기록을 내고 있다. 21이닝 동안 내준 자책점은 단 2점이다. 탈삼진은 27개를 찍었고 피안타율은 0.091로 리그 전체 1위에 달한다.
횡으로 18인치(45.7㎝)까지 변화하는 ‘오타니표 마구’ 스위퍼에 상대 타자들이 맥을 추리지 못한다. 오타니는 지난해부터 이 구종을 구사하기 시작해 올 시즌 구사율을 51.4%까지 올렸다. 패스트볼(32.4%)보다 훨씬 자주 사용한다. 타자들이 알고도 대처를 못 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투표서 4위에 머물렀던 사이영상 수상까지 벌써부터 언급될 정도다.
투수로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다보니 상대적으로 그의 방망이가 잠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걱정은 붙들어매라는 듯 강력한 한방으로 침묵을 깼다. 2023시즌에도 변함없이 파란불이 들어온 오타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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