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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타] ‘금수저’ 승유 “날것 그대로의 승아, 극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죠”

입력 : 2022-11-17 09:07:36 수정 : 2022-11-17 09: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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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움과 희생 속에서도 피어난 K장녀. 배우 승유가 ‘금수저’의 ‘승천이 누나’ 이승아로 눈도장을 톡톡히 찍었다.

 

12일 종영한 MBC ‘금수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된 인생 어드벤처 스토리를 그린 작품으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승유는 ‘금수저’에서 이승천의 누나이자 털털하고 솔직한 성격의 이승아를 연기했다.

 

지난 10일 세계비즈앤스포츠 사옥에서 만난 승유는 “예쁘게 꾸미면 주희(정채연)이나 여진(연우)처럼 살 수 있는 20대였다. 가족을 위해 많은 걸 포기하는 승아를 극적으로 키워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승아의 첫인상은 ‘날 것 그대로의 인물’이었다. 승유는 “전형적인 여자캐릭터가 아닌 주체적인 삶을 사는 인물이었다. 동시에 돈을 원하면서도 돈을 좇는 승천이를 한심하게 보는 모순적인 인물이었다. 가족을 사랑하지만 증오하기도 한다. 승아에 내 모습을 접목하면 재밌을 것 같았다”고 인물을 분석했다. 

 

승아는 가족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누나였다. 동생 승천이의 꿈을 응원해주는 부모님에게 불평 한마디 내뱉지 않고 실질적인 가장 노릇을 했다. 승유는 “아빠(최대철)이 승천이에게 그림을 그리라고 하는 대사가 있었다. 그 옆에서 밥을 비벼 먹고 있는 설정이었는데, 너무 서럽더라. 그 모습이 보였는지 감독님이 화면에 담아주셨다”고 당시의 감정을 전했다. 

 

이어 딸과 아들의 차이가 아니라 첫째의 설움이라 느꼈다. “우리 집만 봐도 첫째가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며 언니를 언급한 승유는 “언니가 나를 위해 포기해 준 것도 많고 싸워준 것도 많다. 첫째의 책임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짠순이의 느낌을 강조하고자 촌스러운 스타일링에 힘썼다. 꾸미는 데 관심을 두지 않고 손에 잡히는 걸 입는 설정이었다. “미용실에서 쓰는 핀컬핀을 이스터에그로 활용해 매 장면하고 나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언니의 존재가 승아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오히려 승천과의 남매 연기에 어려움을 느꼈다. 드라마나 영화 속의 남매가 그러하듯 티격태격해도 서로를 위하는 남매 관계를 연출했다. 태용의 삶을 택한 승천(육성재)보단 바뀐 태용(이종원)과의 촬영이 더 많았던 터라 “친동생보다 더 친동생같이 살갑고 편하게 연기했다”고 서로의 호흡을 전했다. 

 

정식 데뷔작이기에 부담도 컸다. 승유는 “극 J(MBTI) 성향이다. 오히려 준비를 너무 많이 해서 역효과가 났다”고 했다. 완벽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대사의 어미까지 정해서 현장에 갔고, 이는 되레 역효과를 냈다. 

 

“감독님이 ‘네가 연기할 때마다 극이 조금 늘어진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최대철 선배님이 ‘준비한 걸 다 놓고 감정을 베이스로 연기해보라’고 조언해주셨어요. 발성을 신경 쓸 때가 아니라면서요.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는 말해 그대로 했는데, 감독님도 마음에 들어 하시더라고요.”

 

최대철은 극 중에서도, 배우 승유에게도 큰 버팀목이 됐다. 그 뒤로는 준비하기 보다는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의 반응에 따라 변화를 주며 연기했다.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터닝포인트였다.

 

황태용의 비서 장문기(손우현)와의 러브라인도 있었다. 승유는 “처음에는 장률(서준태 역)과 (러브라인도) 있었지만 전개상 그러지 못했다”고 깜짝 고백하며 “(문기와의) 러브라인도 많이 기대했지만, 메인 사각 관계가 흘러가는 데도 시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웨딩사진이 공개되며 결혼 엔딩을 맞았다. 승유는 “문기와 승아의 신이 많이 없었다. 한동안 손우현을 만날 일이 없었는데, 두 달 만에 만나서 결혼사진을 찍었다”고 웃으며 “웨딩드레스도 입고 뽀뽀하듯 사진도 찍었는데 많이 어색하더라. 서사도 쌓이고 친분도 많이 쌓였다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다. 진작 썸을 더 탔어야 했지 않나 시청자분들도 아쉬워하더라”고 공감했다. 

‘금수저’를 본 시청자라면, ‘금수저’의 설정을 알게 된다면 한 번쯤은 고민에 빠질 질문이다. 부모를 바꾸고 부자가 될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승유도 “상상은 해봤다. ‘체험판’처럼 한 달만 부모를 바꾸고 돈을 열심히 모아서 다시 돌아오고 싶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바꾸지 않을 것 같다. 부모님이 정말 많이 지지해주신다. 그리고 강아지 때문이라도 안 바꾸고 싶다”며 가족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금수저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당연히 부럽다. ‘금수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흙수저까진 아니’라는 안도를 하게 되는 것도 무섭다. 그들도 우리가 모르는 고민이 있겠지만, 인생의 난이도는 쉬워지지 않을까”라고 짐작했다. 

 

승유가 바라본 ‘금수저’의 메시지는 ‘돈보다는 가족’이다. 그는 “돌이켜보면 금수저를 사용하고 욕심을 테스트한 사람들은 다 벌을 받는다”며 “태용(이종원)의 선택이 그렇듯 작가님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가족의 소중함이 아닐까”라고 답했다. 

 

마지막회 승천(육성재)의 죽음에 반전이 있었고, 정원사 성훈(나인우)와 몸이 바뀐 채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승유는 “어떻게 보면 열린 결말이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결말 같다”며 “K드라마식 마무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스물셋까진 아이돌을 준비했다. 2017년 방송한 JTBC ‘믹스나인’에 출연한 승유는 당시를 회상하며 “자존감이 바닥을 찍었다. 우물 안 개구리였던 터라 너무 힘들었다. 수백 명의 ‘잘하는’ 친구들이 있었고, 남이랑 비교하게 되더라.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단편영화 ‘검은꽃’(이하 2018), ‘버튼’에 출연한 승유는 온스타일 드라마 ‘자취, 방’으로 배우의 꿈을 굳혔다. 이후 영화 ‘미드나이트’(2019), KBS1 ‘속아도 꿈결’(2021) 등에 출연했다. 친구와 출연한 ‘자취, 방’에서 승유의 잠재력을 알아본 관계자의 설득에 아이돌을 준비하다 배우로 전향했다. 승유는 “배우는 내 가치관이 중요한 직업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2022년을 ‘금수저’로 꽉 채웠다. 이어 촬영을 마친 카카오TV의 숏폼 드라마 ‘아쿠아맨’ 공개를 앞두고 있다. 승유는 “‘금수저’로 시작해 ‘금수저’로 끝났다. 데뷔작이 생겼고, 올해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올해의 남은 2개월간 꼭 차기작을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작하며 다양한 캐릭터를 쌓고 싶어요. ‘스카이캐슬’이 있기까지 김혜윤 배우의 출연작들을 보면서 생각했죠. 작더라도 정말 많은 작품을 하셨더라고요. 저도 김혜윤 배우처럼 다작하고 싶어요. 나중에 저를 알아본 대중분들이 ‘어? 여기에도 나왔었네! ’할 수 있는 배우로요.”

 

배우 승유의 장점은 ‘친근함’이다. 승아를 연기하며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 같다’는 평을 받았다고. 그는 “예전에는 예쁜 역을 하고 싶었는데, 승아를 연기하며 캐릭터 있는 연기가 배우로서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며 “기억에도 남고, 배우로도 성장할 수 있는 강렬한 사이코패스 같은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궁극적으로는 영향력 있는 배우가 되고자 한다. 앞서 반려견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던 승유는 “동물 복지에 관심이 많다. 내 최종적인 목표는 소신을 내보였을 때 공감받을 수 있는 배우다. 그러려면 본업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별한 포부를 밝혔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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