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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잘한다, 이정후의 두 얼굴

입력 : 2022-07-26 11:35:00 수정 : 2022-07-26 13: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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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정과 열정 사이.’

 

 야구에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애정은 물론 승부욕도 대단하다. 단, 이미 지나간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매일 잘 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의연하게 대처한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프로야구 키움 외야수 이정후(24)가 잘하는 이유다.

 

◆열정 정후

 

 야구를 향한 열의가 식지 않는다. 이정후는 2017년 1차 지명으로 데뷔해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통산 6시즌 동안 744경기서 타율 0.340, 995안타, 51홈런, 420타점, 492득점을 쌓아 올렸다(이하 기록 25일 기준).

 

 여전히 경기에 나가는 게 즐겁다. 이정후는 “하루에 4안타를 칠지 홈런을 칠지 모르는 일이다. 한 경기라도 안 나가면 아깝다”며 “결장한 경기들이 쌓이면 10타석 가까이 될 수도 있다. 그 10타석 동안 더 많은 안타, 2루타, 홈런 등을 만들 수 있는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크게 아픈 게 아니라면 꼭 출전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팬들의 존재도 작용했다. 그는 “키움을 비롯해 나를 보러 오시는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안다. 직접 찾아와주시는 팬분들을 위해서라도 웬만하면 꼭 경기에 나서는 게 맞다”며 “연봉(7억5000만원)도 많이 받으니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제조건이 있다. 무조건 수비를 병행하는 것이다. 단칼에 “지명타자는 선호하지 않습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이정후는 “수비하며 뛰어다니는 게 좋다. 타격감이 안 좋을 때는 수비에서라도 보탬이 돼야 한다”며 “내 욕심이다. 하지만 지명타자를 맡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붕 뜨는 느낌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투수들이 정말 잘 던져주고 있어 수비로 도우려 한다. 내게 날아오는 공을 잘 잡아내자는 생각만 한다”고 덧붙였다.

 

 최소경기 및 최연소 1000안타 달성이 눈앞이다. 종전 최소경기 기록은 부친인 이종범 LG 퓨처스 감독의 779경기다. 최연소는 이승엽 SBS 해설위원의 만 25세8개월9일이다. 이정후는 올해 만 24세다. 그는 “언젠간 해낼 기록이다. 아버지의 최소경기를 깨는 건 기정사실이라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며 “팀이 이길 때, 중요한 순간에 멋있게 완성했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

 

사진=뉴시스

 

◆냉정 정후

 

 때로는 무서울 정도로 이성적이다. 지난 14일 막을 내린 전반기 총 85경기서 타율 0.331(320타수 106안타) 15홈런 63타점을 올렸다. 이정후는 “더 좋은 성적으로 끝냈을 수도 있지만 아쉽진 않다. 최선을 다했고 그 속에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타격에서 하락세를 그린 채 전반기를 마쳤다. 지난 22일 후반기가 시작되자 다시 불을 붙였다. 이정후는 “사이클이 있다. 1년 내내 잘 칠 수는 없다”며 “못 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또 좋아질 날이 올 테니 잘할 때까지 그냥 기다리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루틴 등에 특별한 변화를 주진 않는다. 무엇인가를 더 한다고 해서 안타를 많이 치거나 적게 한다고 몸이 가벼워지는 건 아니다. 매일 꾸준히, 똑같이 한다”며 말을 보탰다.

 

 페이스 조절, 체력 관리 방법에 대해선 연구 중이다. 이정후는 “아직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나만의 것을 찾기가 힘들다”며 “경기력을 빨리 끌어올리는 법도 모른다. 그래서 그냥 기다린다”고 웃었다. 그는 “대신 궤도에 오르면 몰아칠 수 있다. 결과가 좋든 안 좋든 개의치 않고 하루하루 내 할 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리그 타율 3위, 안타 공동 1위, 홈런 5위, 타점 5위다. 이정후는 “어차피 잠시 거쳐 가는 성적일 뿐이다. 원래 후반기에 더 잘한다. 시즌을 마친 뒤에는 더 나은 기록일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팠던 팔꿈치가 괜찮아졌다. 불가피한 부상은 어쩔 수 없지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선에서는 몸 관리를 잘하겠다. 끝까지 팀 승리를 위해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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